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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군수가 집에 감옥 만들어 27명 강제 노역…'현대판 노예'

[Pick] 군수가 집에 감옥 만들어 27명 강제 노역…'현대판 노예'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 인도네시아 한 군수의 자택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30명 가까운 사람들이 갇혀 있는 '사설 감옥'이 발견됐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4일 인도네시아 콤파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반부패위원회(KPK) 조사관들은 최근 수마트라섬 랑캇군 군수 떼르빗의 자택 뒷마당에서 사설 감옥을 발견했습니다.

떼르빗은 뇌물 수수 혐의로 지난 19일 체포돼 구속 수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조사관들은 이날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다 자물쇠로 잠긴 쇠창살 방 2개에 27명의 사람들이 갇혀 있는 것을 보고 경찰과 공조해 이들을 구조했습니다. 

떼르빗은 마약 중독자들을 재활시킨다는 명목으로 2012년부터 사설 감옥을 만들어 지금까지 40여 명을 수용했다고 자백했습니다. 

인도네시아 군수 사설 감옥에 갇힌 사람들
인도네시아 군수 집에 있는 감옥

갇혀 있던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일 10시간씩 떼르빗 소유 농장에서 강제 노역을 했고, 일하는 동안 급여를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들은 또 "일하는 시간 외에는 감옥 안에 있어야 했고, 외부인 누구와도 연락할 수 없었다. 식사는 하루에 두 번만 할 수 있었다"면서 "종종 구타와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몸에 멍이 생기고 피가 날 때까지 맞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현대판 노예 사건'으로 보고, 인신매매와 감금, 인권 침해, 고문 등의 혐의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현지 시민단체들은 시민 보호에 앞장서야 하는 군수가 노동자들을 가두고 강제로 일을 시켰다는 데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증인·피해자 보호기구(LPSK)는 성명을 내고 "반인륜적인 행위로 현대판 노예를 만든 떼르빗을 규탄한다. 피해자 보호와 함께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떼르빗은 인도네시아에서 손꼽히는 재력가로 알려졌습니다. 2020년 인도네시아 반부패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떼르빗은 랑캇군에 다량의 토지와 메단시에 빌딩, 차량 8대 등 총 851억 루피아(약 71억 원) 상당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CNN 인도네시아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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