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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치킨 같이 시키실 분"…감당 안 되는 배달비, 어쩌다?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5일)도 한지연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요즘에 배달비가 정말 많이 올랐더라고요?
 
<기자>

저도 며칠 전에 배달앱 사용해 봤더니, 배달비만 8천 원이 나오더라고요. 올해 들어서 소비자와 음식점 사장님이 나눠내야 하는 배달비가 최대 1만 원 안팎으로 올랐습니다.

1만 8천 원짜리 치킨 시켜먹는데, 1만 2천 원 배달비 나온 경우도 있고요. 최소 주문금액인 메뉴가 5천800원인데, 배달비가 이걸 뛰어넘어서 6천800원까지 합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죠. 배달비 왜 이렇게 오르나 봤더니 가장 큰 건 배달기사 부족 때문이었습니다.

쿠팡이츠가 2019년 배달앱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면서 경쟁력 확보하겠다고 한 번에 한 집 '단건' 배달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배달의 민족도 단건 배달 시작하면서 경쟁 불붙었고요.

단건 배달 요금 묶음 배달보다 더 높게 책정되면서 배달비는 오르고 라이더는 모자라게 됐죠. 여기에 코로나 상황까지 겹치면서 라이더 모시기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기존 배달만 대행해주는 업체 입장에서는 쿠팡이츠와 배민만 찾는 라이더들 붙잡으려면 배달료 올려 줄 수밖에 없잖아요. 새해 들어서 배달수수료 인상하면서 배달비가 더 오르게 된 상황입니다.

<앵커>

배달비가 이제 정찰제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너무 짧은 시간에 갑자기 많이 오른 건 맞아 보이네요. 그러다 보니까 배달비를 절약하고자 하는 아이디어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배달 공구, 배달 더치페이 이렇게 부르더라고요. 원래는 대학 기숙사 같은 데서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죠. 한 음식점에서 다 같이 주문해서 한 명의 배달기사에게 배달받는 건데, 배달비 오르니까 이 방법을 쓴다는 거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달비 절약법'이라는 글이 올라왔는데요, 같은 아파트에서 치킨이나 커피 시킬 때 뭉쳐서 한꺼번에 시킨다는 내용입니다.

예를 들어서 아파트 단톡방이나 커뮤니티에 "6시에 치킨 드실 분?"이라고 글을 올리면, 주문하고 싶은 두세 가구가 참여해서 각자 원하는 음식을 주문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배달비는 한 번만 내게 되는 거죠.

계산은 자신이 주문한 음식값에 배달비 N분의 1로 나눈 걸 주문자에게 내는 겁니다.

<앵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배달 요금이 너무 오르다 보니까 이제 이런 아이디어까지 나오는 것 같은데, 다음 달부터는 소비자들이 내야 할 배달 요금을 한꺼번에 비교해 볼 수 있는 그런 정보가 공개가 된다면서요?

<기자>

외식비 오르는 게 배달비 때문이다. 이런 진단하면서 2월부터 한 달에 한 번 소비자단체협의회 홈페이지에 배달 수수료를 공개하기로 한 건데요, 업체별 비교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배달비 낮추는 걸 유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사실 배달비 비 올 때, 눈 올 때 이런 날씨에 따라서, 또 거리에 따라서 매번 달라지면서 '고무줄 가격'이라는 지적이 있어 왔죠.

그런데 '배달비 공시제도'가 시행되면 가격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동시에 소비자가 일일이 배달 앱 들어가서 배달비 비교하는 수고 없이 한꺼번에 업체별로 비교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배달 거리별 수수료 정보라든가, 얼마 이상 시켜야 한다는 최소 주문금액 같은 주문방식별 금액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일단 서울 포함 일부 지역부터 공개를 하고 앞으로 대상 지역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배달요금을 공개하는 정부 조치는 결국에는 배달 요금을 비교 통해서 가격을 낮추겠다는 의지가 좀 보이거든요. 이것만으로 지금 많이 오르고 있는 배달요금 조정하거나 잡을 수 있겠습니까?

<기자>

업계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이런 반응입니다. 왜냐하면,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 얼마로 책정하느냐는 배달앱이 아니라 음식점 사장님 손에 달렸거든요.

배달비 구조를 좀 살펴보면, 음식점 사장님이 배달대행업체나 배달앱을 통해서 라이더를 부르면 이들 업체에 수수료를 내고요. 이 수수료를 사장님이 일부 부담하고 나머지를 '배달팁, 배달비' 이런 형태로 소비자와 나누게 됩니다.

얼마 얼마로 나누느냐는 사장님 마음인데요, 예를 들어 배달수수료가 5천 원인데, 본인 2천 원 부담하겠다 하면 소비자에게 3천 원 물리게 되는 거고요. 그런데 사장님 입장에서 "손님 확보해야 해"라고 하면 본인이 다 부담할 수도 있다는 거죠.

또, 근본적인 원인이 라이더 부족 현상 때문인데 이걸 제쳐 두고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비교·나열한다고 해서 배달비가 내려가진 않을 거라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정부에서 배달비를 살펴볼 때는 소비자뿐 아니라 자영업자가 내는 배달비도 파악할 필요가 있고요. 또 자영업자들 배달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책도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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