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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페셜리스트] 예술이 당기다-세계관이 대체 뭐기에

코로나 이후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는 영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입니다.

이미 퇴장한 이전 시리즈 주인공과 악당들이 다시 한데 모이면서 팬들을 열광하게 했죠.

각각 다른 시리즈 캐릭터들이 한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마블 만화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영화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불리는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인기 많은 이 그룹, 멤버가 4명 같지만 사실은 8인조입니다.

멤버들이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를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는 메타버스 세계관을 노래 가사로 직접 설명합니다.

들어보실까요?

[(블랙 맘바) 나의 분신을 찾고 싶어]

[(넥스트 레벨) 블랙 맘바가 만들어낸 환각 퀘스트, 에스파-아이를 분리시켜 놓길 원해]

멤버와 아바타의 만남을 방해하는 세계관 속 악당과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인데 마치 뮤지컬 같기도 합니다.

SM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처럼 에스파를 시작으로 소속 가수들이 공유하는 거대 세계관, SM 컬쳐 유니버스를 구축하려는 중인데요, 요즘 SM 소속 가수들 노래에 단골로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광야로 걸어가]

[광야를 넘어 더욱 가까이]

바로 '광야'입니다.

[이수만/SM총괄프로듀서 : 광야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무한한 콘텐츠 유니버스가 펼쳐지는 공간입니다.]

SM은 '광야'의 상표권 등록까지 마쳤고, 새해 첫날 SM 가수들은 이 가상공간 광야에서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다른 K팝 가수들도 다중우주 속의 인공지능, 미래 화성에서 지구로 온 소년들, 7개의 왕국 7명의 왕 등 별별 세계관이 다 있습니다.

세계관이 도대체 무엇인데 이렇게 유행하는 것일까요?

세계관은 원래 유물론, 유심론같이 세계를 인식하는 관점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그런데 요즘 많이 쓰는 세계관은 콘텐츠 배경이 되는 시공간, 설정을 뜻합니다.

세계관은 소설, 영화, 게임 같은 스토리텔링 장르에서 주로 보이지만 요즘 K팝이 세계관에 푹 빠졌습니다.

멤버들에게 외계 행성에서 온 초능력자라는 캐릭터를 부여했던 엑소가 시초였고요, 방탄소년단은 과거 여러 앨범 시리즈를 관통하는 세계관으로 상처 입은 청춘의 성장을 다뤘는데 정답을 주지 않고 이른바 '떡밥'을 뿌려놓으니 팬들이 퍼즐 풀듯 다양한 해석을 내놓으며 즐겼습니다.

이거 한번 보시죠. 스메랄도라는 꽃인데요, 현실에 존재하는 꽃일까요? 아닙니다.

방탄소년단 세계관에 나오는 가상의 꽃인데, 마치 현실에 있는 것처럼 꽃집 블로그까지 만들어놓고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세계관은 이렇게 팬덤을 모으고 더 깊이 몰입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게다가 영화와 드라마, 웹툰,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시켜 수익을 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요즘 대형 K팝 기획사들은 스토리작가를 대거 고용하고 있는데요, 이런 움직임은 기획사들이 음악 산업을 넘어 지적재산과 IT를 접목한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추세와도 맞물립니다.

하지만, 세계관이 만능은 아닙니다.

[미묘/대중음악평론가 (화상 인터뷰) : 아이돌은 세계관이 꼭 필요한 것처럼 그런 분위기도 있었는데 실질적으로 그렇게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아티스트가 많다고 생각되지는 않고요. 마케팅적으로 유용하기 때문에….]

너무 복잡한 세계관은 진입 장벽이 되기도 하고, 유행이라고 급하게 만든 허술한 세계관은 차라리 없느니만 못합니다.

또 세계관 활용한 콘텐츠 사업도 좋지만, K팝의 본질은 여전히 음악입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최대웅, 영상편집 : 박춘배, CG : 강경림·강유라·김정은·조수인, VJ : 오세관, 장소제공 : 소전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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