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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세' 박민지, "쇼트 게임 보완해 올해도 1승 또 1승…"

[취재파일] '대세' 박민지, "쇼트 게임 보완해 올해도 1승 또 1승…"
● "미국으로 전지 훈련…부족한 쇼트 게임 보완해 올해도 1승, 또 1승…"
● 장타자 아니지만 위기 관리 능력, 승부 결정력 최고…지난해 6승 비결
● 우승한 경기마다 접전 · 역전극…흥행 몰이로 중계 시청률도 '대박'
● 올 상반기 국내 대회 집중…하반기엔 해외 대회 출전 계획도

2021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 KLPGA 투어에서 6승을 올리며 3관왕(상금왕, 대상, 다승왕)에 오른 박민지 선수가 내일(22일) 미국 팜스프링스로 전지 훈련을 떠납니다. 지난해는 코로나 19로 하늘 길이 막혀 집에 머물면서 체력 단련 위주로 동계 훈련을 소화했는데, 올해는 따뜻한 곳으로 가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경쟁력을 더 키우고 해외 투어 출전도 모색할 계획입니다.
 
"작년 컷 탈락한 대회가 4개인데 하반기에 체력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특히 정신력에 문제가 있었어요. 상반기에 6승을 하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니까 저도 모르게 자만심이 생긴 것 같아요. 저는 누가 칭찬해주면 바로 무너지거든요. 마인드 컨트롤이 안 되는 걸 느꼈고 이 또한 성장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제 자신에게 작년 성적을 매기라면 100점 만점에 94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올해는 부족했던 6점을 채워야죠."

그녀가 부족했다고 말하는 6점은 '쇼트 게임 스킬'입니다.
 
"작년 하반기엔 집중력이 좀 떨어지면서 그린 주변이나 그린 위에서 게임이 잘 안 풀렸어요. 퍼팅은 짧고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 실수도 많았죠. 그래서 이번 동계 훈련을 통해 부족한 쇼트 게임을 보완하고 싶어요. 미국 가서 그린 주변 여러가지 상황에 따른 샷 기술들을 많이 연습하려고 해요."

박민지는 지난해 시즌 초반부터 우승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면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시즌 상금 15억 원을 넘겨 역대 한 시즌 최고 상금 신기록을 달성하며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25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6회와 준우승 2회, 3위 2회..이렇게 역대 급 성적표를 받아 들고도 그녀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하는 데는 나름 이유가 있었습니다. 2021시즌 기술적인 지표를 살펴보니 박민지는 지난 시즌 평균 퍼팅 24위(30.2933개), 벙커 세이브율 32위(45.71%), 장타력은 23위, 페어웨이 안착률은 22위에 머물렀습니다. (아래 참조)

<박민지 2021시즌 기록>
◆ 드라이브 샷 평균 거리 / 23위(242.9 야드)
◆ 페어웨이 안착률 / 22위(78.169 %)
◆ 그린적중률 / 3위(78.88 %)
◆ 평균 퍼팅 / 24위(30. 2933 개)
◆ 벙커 세이브율 / 32위(45. 71%)

버디를 잡아내고 엄지를 들며 기뻐하는 박민지. [KLPGA 제공] (사진=연합뉴스)

박민지는 20~30위 권에 머물렀던 기술적인 지표들을 모두 상위권으로 끌어올려 올해는 더 단단한 골프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렇다면 화려한 장타자도 아니고, 쇼트 게임 능력도 그리 뛰어나지 않은 그녀가 지난해 어떻게 6승이나 몰아쳤을까? 비결은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과 결정력'이었습니다.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리커버리율은 66. 666%로 박민지가 1위였습니다. 미스 샷이 나와도 바로 실수를 만회하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또 지난해 6번의 우승 장면을 하나씩 떠올리면 매 경기 박빙의 치열한 승부 끝에 역전 우승이나 1타 차 우승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꼭 이겨야 할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클러치 샷이나 퍼트로 상대에게 KO 펀치를 날려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아래 상황 참조)

<2021시즌 박민지 우승 상황>
◆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4월 25일) / 장하나와 2차 연장 끝에 역전 우승(시즌 첫 승)
◆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5월 16일) / 안나린과 접전 끝에 1타 차 우승(시즌 2승)
◆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5월 23일) / 결승에서 박주영과 접전 끝에 우승 (시즌 3승·2주 연속 우승)
◆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6월 13일) / 최종일 마지막 18번 홀 버디로 박현경 꺾고 1타 차 우승(시즌 4승)
◆ DB그룹 한국여자오픈(메이저, 6월 20일) / 3·4R 이틀 연속 박현경과 접전..마지막 18번 홀 버디로 1타 차 우승(시즌 5승)
◆ 대보 하우스디 오픈(7월 11일) / 선두와 2타 차로 최종라운드 시작..마지막 18번 홀 버디로 역전 우승(시즌 6승)

박민지는 이렇게 우승하는 경기마다 드라마틱한 장면을 만들었고, 중계방송 시청률은 고공 행진을 계속했습니다. 이제 그녀는 화려했던 지난해 성적을 뒤로 하고 올해는 몸과 마음을 '제로 세팅'해 자기 자신과 싸움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박민지 (사진=KLPGA 제공, 연합뉴스)

 
"올해는 일단 우승 한 번 하는 게 목표고, 그걸 이루면 다시 1승을 더 하는 게 목표고, 또 그걸 이루면 다시 또 한 번..그렇게 할 거예요. 그냥 1승, 1승을 목표로.. 너무 멀리 까지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해서 눈 앞에 목표만 생각하려고 해요."

선배 김효주가 주주로 참여한 '지애드스포츠'(전 YG스포츠)와 지난해 10월 매니지먼트 계약을 한 박민지는 소속사와 상의해 일단 상반기에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서는 대회들이 많은 KLPGA 투어에 전념하고, 하반기에는 세계 랭킹 자격으로 나갈 수 있는 미국 LPGA투어나 일본 JLPGA 투어에도 도전해볼 계획입니다.
 
"저 스스로 이젠 골프를 좀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예전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2년 전부터는 항상 월요일 하루는 체력 운동만 하고 반나절은 재충전을 위해 비워둬요. 대회가 있는 주라도 월요일은 골프채 안 잡고, 차에서 좋아하는 노래 들으면서 먹고 싶은 거 먹으러 다니고. 그래야 지치지 않고 다시 골프채를 잡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이런 리듬을 잘 조절한 뒤로는 골프가 좀 더 재미있어 졌어요."

동계 훈련을 마치고 3월 첫 주에 귀국 예정인 박민지는 4월 7일 스카이힐 제주에서 열리는 2022 KLPGA 투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출전을 시작으로 2022 시즌 대장정에 돌입합니다. 지난해보다 더 '업그레이드' 된 쇼트 게임 무기를 장착하고 돌아올 그녀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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