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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군필자 우선 승진' 여전…정부 지침 어겼다

[단독] '군필자 우선 승진' 여전…정부 지침 어겼다

임태우 기자

작성 2022.01.19 20:38 수정 2022.01.20 04: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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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공기관에서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을 먼저 승진시키던 관행을 없애라고 지난해 정부가 지침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주택금융공사가 예전처럼 군필자를 또 먼저 승진시킨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짚어볼 부분들이 더 있어서, 임태우 기자가 단독 취재한 내용 먼저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주택금융공사가 발표한 승진자 명단입니다.

대졸 신입 5급에서 과장급인 4급으로 승진한 사람이 27명인데, 여성은 입사가 2016년부터인 반면, 남성은 1~2년 뒤에 들어온 2017년과 2018년 입사자들입니다.

여성 입사자 승진이 많게는 2년까지 늦는 셈입니다.

기획재정부가 1년 전 남녀 간 승진 차별을 없애라고 했지만, 따르지 않은 겁니다.

[주택금융공사 직원 : 인사 적체가 굉장히 심한데 승진에 있어서까지 이렇게 우대를 해주는 게 조금 속상해요. 계속 이렇게 된다면 저보다 2년 늦게 들어온 후배가 먼저 승진하게 될 텐데 이게 맞나 싶어요.]

기재부는 군 경력을 인정해서 급여를 더 주는 건 괜찮지만, 승진은 개인 능력을 평가하는 게 우선인 만큼 군경력을 반영해 승진 자격을 정하면 남녀고용 평등법을 위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주택금융공사는 군필 우대 사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노조 간 협의해서 승진 제도를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노조는 미필 직원 못지않게 군필 직원들 불만도 많아서 어느 한쪽을 편들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이지훈/변호사 : 사회적인 합의가 좀 필요해요. 왜냐하면 이게 우리가 남성 여성 젠더 문제로 볼 건 아니거든요. 국가에 대한 희생이 맞다, 그러면 당연히 정당한 보상이 따라와야 되는 거거든요. 이것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지 논의가 될 수 있는 문제인 것 같아요.]

(영상취재 : 정성화·김학모, 영상편집 : 우기정,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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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임태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호봉 차별은 괜찮나?

[임태우 기자 : 군필자 승진을 우대하는 게 불법이라는 대법원 판례는 아직 없습니다. 관련법이 두 가지가 있는데요. 그중 하나인 제대 군인 지원법은 군 경력을 호봉에 반영해 주라는데, 남녀고용평등법은 차별에 있어서 남녀 차별을 두지 말라고 했습니다. 정부는 이 둘을 종합해서 월급은 더 줘도 되는데, 승진 우대는 지나친 차별이라고 정리한 바 있습니다.]

Q. 성차별인가?

[임태우 기자 : 그래서 논란도 좀 많습니다. 남녀 차별 금지를 주장하는 쪽은 승진은 능력을 평가해서 주는 건데, 군대 갔다 온 게 능력은 아니지 않느냐. 또 여성뿐만 아니라 미필자도 피해를 본다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반론도 또 만만치 않은 게, 국방의 의무로 나라를 지키다 왔는데 같은 나이 여성보다 2년 더 늦게 승진을 해라, 이거는 오히려 더 역차별이 아니냐, 이런 주장으로 맞서고 있습니다. 이 논란이 해소되지 않자 법을 고치겠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Q. 다른 공공기관은?

[임태우 기자 : 취재를 해 봤더니 다른 공공기관도 비슷한 곳이 많았습니다. 속내를 물어보니까, 이 문제가 남녀 직원 사이에 워낙 민감해서 회사와 노조 모두 이 문제를 선뜻 꺼내기가 우려스럽다, 걱정스럽다는 이런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나중에 기재부가 경영 평가를 해서 불이익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공공기관들은 결국 언젠가는 따라올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올해 대선이 있다 보니까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움직이자, 이런 목소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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