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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 (1/19) : "50억, 50억, 50억…" 녹취록 대선 정국

스브스레터 이브닝 최종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아내의 통화 녹음 일부가 공개돼 대선 지형을 흔들고 있는데요, <한국일보>에서 또 하나의 녹취록을 입수해 공개했군요. 천화동인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를 만나 대화하면서 녹음한 내용이에요.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인데요, 육성은 아니고 육성을 바탕으로 정리한 문건이 기사화된 거죠. 그동안 '정영학 녹취록'의 단편적인 내용이 법조계에서 흘러나왔는데요, 새로 나온 녹취록이 윤곽을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네요. 다만, 이 녹취록이 얼마나 검증된 건지 불확실하고, 녹취록 상의 대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계획 단계인 대화가 많고 일부는 김만배 씨의 허세나 과장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될 거예요. 대화 내용이 실행됐는지는 불분명하고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겠죠. 
 

"아버지(곽상도)가 돈 달라고…아들 통해서"

(출처=한국일보)

여기서 등장하는 병채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죠.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과 위로금 등의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것은 이미 드러난 사실이고요. 곽상도 전 의원이 아들을 통해 돈 달라고 요구했다는 취지의 대화죠.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이라는 표현이 있는 걸로 봐서 김만배 씨 측에서 곽 전 의원에게 돈을 주겠다고 말했던 걸로 보이고, 한꺼번에 주지 않고 서너 차례 나눠서 아들을 통해 건네는 걸 고민한 대목도 보이네요. 대화 말미에 두 사람이 골치 아픈 문제라고도 했군요.  

곽 전 의원의 아들은 50억 원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SNS를 통해 "일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몸 상해서 돈 많이 번 것"이라며 정당한 성과급이라고 주장했죠. 하지만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의 컨소시엄이 무산되려 하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영향력을 행사해 막아 주고, 그 대가로 아들을 통해 50억 원을 받았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죠. 지난해 말에는 곽 전 의원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고요. 곽 의원은 혐의 내용을 완강히 부인하면서 녹취록의 신빙성도 부정하고 있어요. "대장동 사업에 일체 관여한 바 없고, 김정태 회장과 면식도 없다. 녹취록의 진위 여부를 평가해야 하는데, 검찰은 당사자 없이 자기들끼리 한 대화 녹취록 만으로 사람을 범죄자로 몰아가고 있다"는 입장이에요.
 

"50, 50, 50...300억"

<한국일보>가 보도한 녹취록에는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불린 유력인사들이 등장하는데요, 모두 6명이에요. 위에서 설명드린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외에도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영수 전 특별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권순일 전 대법관으로 이미 보도를 통해 의혹이 제기된 인물들이죠. 당사자들은 의혹 자체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요. 물론 녹취록이 있다고 해서 '50억 클럽'의 실체가 있고 실제로 50억 원을 전달하려는 계획이 실행됐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화 내용 보시지요.

(출처=한국일보)

2020년 3월 대화인데요, 이 대화는 대장동 A12 블록 분양을 통해 420억 원 정도가 남는다는 말로 시작하네요. 김만배 씨가 "50개(억 원)가 몇 개냐, 쳐(계산해)볼게"라며 유력인사 6명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죠. 정영학 회계사가 "5억 원씩입니까, 50억 원씩입니까?"라고 되묻기도 하고 "50, 50, 50…"하면서 300억 원이라고 계산도 해 주네요. '50억 클럽'으로 거론된 인물들은 하나같이 부인하고 있고, 검찰 수사도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태인데요, <한국일보>가 정리한 당사자들의 반론을 여기에도 옮겨 볼게요. 

(출처=한국일보)

'정영학 녹취록' 신빙성은?

<한국일보>는 '정영학 녹취록'이 2019년 12월부터 8개월 간 모두 10회 분량이고, A4 용지로는 500페이지가량이라고 보도했죠. 녹취록 입수 경위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고요. 정영학 회계사는 지난해 9월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뒤 녹취파일 19개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제출했고 단편적인 내용들이 법조계에서 나온 적은 있지요. 녹취록이 수사의 단서를 많이 제공했다는 말도 흘러나왔고요. 관련자들은 녹취록의 신빙성을 부정하는 식으로 대응해 왔는데요, 김만배 씨는 지난해 10월 검찰에 출석하면서 "지금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은 수익금 배분을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특정인이 의도적으로 녹음하고 편집한 녹취록 때문이다. 사실이 아닌 말이 오갔다"고 반박한 적이 있거든요. 

서울중앙지검은 <한국일보> 보도 이후 입장문을 내고 "형사사건의 조서, 녹취록, 녹음파일 등이 맥락과 사실관계 확인 없이 유출될 경우 관련 재판과 진행 중인 수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고, 사건 관계인의 명예와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다.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열람·등사한 자료를 재판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유출하는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녹취록 공개에 우려를 나타냈죠. 보도된 녹취록이 검찰이 가지고 있는 녹취록과 같은지 다른지 등은 얘기하지 않았고요.  
 

고인의 편지도 공개 "초과이익 3차례 제안…반영 안돼"

(출처=KBS)
대장동 관련 뉴스 하나 더 소개할게요. 검찰의 수사를 받다가 숨진 채 발견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자필 편지가 공개됐어요. '사장님께 드리는 호소의 글'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데요, 윤정수 성남도개공 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보내려 한 것으로 보이네요. KBS 보도를 보면 편지에는 "회사에서 정해준 기준을 넘어 초과이익 부분 삽입을 세 차례나 제안했는데도 반영되지 않고, 당시 임원들은 공모지침서 기준과 입찰계획서 기준대로 의사 결정을 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고요, "나는 그 결정 기준대로 지난 3월까지 최선을 다했는데, 마치 제가 지시를 받아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처럼 여론몰이가 되고, 검찰 조사도 그렇게 되어가는 느낌이다" "대장동 일을 하면서 유동규나 정민용 팀장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나 압력, 부당한 지시를 받은 적이 없었다" "오히려 민간사업자들에게 맞서며 회사(성남도개공) 이익을 대변하려고 노력했고, 그들로부터 뇌물이나 특혜를 받은 적이 없다"는 내용도 있죠. "회사 일로 조사받는 저에게 어떠한 관심이나 법률 지원이 없는 회사가 너무나 원망스럽다"는 부분이 있는데요, 이처럼 억울함을 토로하는 대목도 많아요. 

김 전 처장은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었는데 임원들이 반영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그 임원이 누구인지는 편지에서도 밝히지 않았죠. 성남시장이던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등 윗선과의 연관 의혹에 대한 내용도 언급하지 않았어요.
 

"상설 특검" VS "진짜 특검"

다시 '정영학 녹취록' 관련 뉴스인데요, 여야가 대장동 특검하자고 서로 벼르고 있네요.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광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곽상도 전 의원과 윤석열 후보를 공격하면서 "대통령 선거가 끝나더라도 상설특검법으로 특검이 시행돼서 진실을 밝혀야 된다"고 주장했죠. 송 대표는 "대장동에 1천155억 원을 (대출)했던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윤석열 씨가 당시 중수2과장으로 담당 수사 검사였는데 이것을 다 봐주더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가 소개한 박영수 특검이 변호사를 맡아서 했기 때문에 봐줬다는 것 아닌지 당연히 의심된다. 특검을 통해 수사해보면 박 전 특검과 윤 후보의 관계가 전부 밝혀질 것이다"라면서 상설 특검을 주장한 거죠.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맞받았죠. "지금 대장동 핵심 피고인 5명에 대한 공판이 진행되고 있으며 대장동 개발 사업은 이재명 시장의 지시에 따른 지침이라는 증언까지 나왔고, 이재명 후보 최측근 정진상 부실장이 5년간 7천여 건의 문건에 결재를 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다. 이 후보가 온갖 거짓말로 빠져나가더라도 몸통이 누구인지 이제 알 만한 국민들은 다 알고 계신다. 자꾸 상설 특검 논하고 꼼수 부리면서 시간끌기 하지 말고 조속히 대선 전에 양당 합의로 진짜 특검 실시하자"고 말했네요. 여야 모두 특검하자는 데 정치권에서 특검 얘기는 왜 쏙 들어간 걸까요?
 

오늘의 한 컷

(사진=연합뉴스)

눈 내리는 코로나 선별검사소 모습이에요. 내일(20일)은 국내서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지 꼭 2년이 되는 날이에요. 만 2년 동안 세 번째 겨울을 보내고 있는데요,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70만여 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6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죠. 오늘(19일) 발표된 신규 확진자는 5,805명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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