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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스트레스 풀려고" 수술 중 환자 장기에 이니셜 새긴 의사

[Pick] "스트레스 풀려고" 수술 중 환자 장기에 이니셜 새긴 의사
영국에서 한 의사가 간 이식수술 중 환자 장기에 자신의 이니셜을 새긴 사실이 발각돼 의사 자격을 잃게 됐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12일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영국 종합의료심의회(GMC) 산하 법정기구 의사조사위원회(MPTS)는 지난 10일 57살 영국인 외과의사 사이먼 브램홀의 의사 면허를 박탈했습니다. 

브램홀은 2013년 잉글랜드 버밍엄에 위치한 퀸 엘리자베스 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을 집도하던 중, 이식을 마친 간에 자신의 이름 첫 글자를 딴 알파벳 'S'와 'B'를 의료용 '아르곤 빔'으로 새겨넣었습니다. 

아르곤 빔은 수술 시 의사들이 지혈과 수술 위치 표시 등에 사용하며, 통상적으로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국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해당 환자의 후속 수술을 진행하던 다른 의사가 약 4cm 길이의 이니셜을 발견해 당국에 신고하면서 브램홀의 만행은 일주일 만에 드러났습니다. 

수술 중 환자 장기에 이니셜 새긴 의사

수사가 시작되자 브램홀은 퀸 엘리자베스 병원에 사직서를 냈습니다. 당시 병원 측은 "브램홀이 잘못한 건 맞지만 의료 결과에는 영향이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브램홀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어려운 수술 중에 스트레스를 완화하고자 이니셜을 새겼다"는 변명을 내놨습니다. 

버밍엄 크라운 법원은 2018년 브램홀에게 12개월 지역봉사와 1만 파운드(약 1,633만 원)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MPTS는 2020년 12월 브램홀에게 5개월간 의사 면허 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GMC는 해당 처분이 불충분하다며 항소했고, MPTS는 최근 재심리를 거쳐 처벌 수위를 강화해 브램홀을 제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MPTS는 "이번 사건은 직업적 오만함에서 비롯됐으며, 영국 의료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면서 "브램홀은 피해 환자의 존엄성을 훼손해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브램홀은 2012년 환자로 만났던 여성 피온 머피와 공저로 소설을 창작했습니다. 이들이 쓴 소설 '레터맨(The Letterman)'은 브램홀처럼 이식 수술 중 환자의 장기에 자신의 이니셜을 새긴 의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TRT World'·'5 News'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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