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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성범죄자 선처하며 '부모 탓' 했던 판사, 형사재판권 박탈

미국 지방법원 판사가 졸업 파티서 같은 학교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판결을 받은 10대 남학생을 선처했다가 형사재판 주재권을 박탈당했습니다.

일리노이주 순회법원은 최근 성폭행 사건에 대한 판결로 물의를 빚은 로버트 에이드리언 판사를 작은 민사사건 담당으로 재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일리노이 8지구 순회법원 로버트 에이드리언 판사 (사진=AP, 연합뉴스)

에이드리언 판사는 지난 3일 열린 재판에서 성폭행 혐의를 받는 올해 18세인 드루 클린턴에 대해 "체포 이후 지금까지 148일간의 수감이 충분한 처벌이 됐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내려 여론의 반발을 샀습니다.

일리노이 중서부 소재 퀸시고등학교 풋볼선수였던 클린턴은 지난해 5월 졸업파티 뒷풀이 장소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캐머런 본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기소됐고 지난해 10월 3개 혐의 가운데 1개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일리노이 주법상 성폭행 혐의에 대해 유죄가 확정되면 법원은 최하 징역 4년형을 선고하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지역매체 '헤럴드-휘그'가 재판기록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판사는 "클린턴은 이미 5달을 교도소에서 보냈다. 충분한 벌을 받았다"며 그를 4년 이상 교도소에서 썩히지 않기 위해 공소기각 판결로 유죄판결 효력을 제거했습니다.

에이드리언 판사는 "근본 문제는 아이들을 책임 있게 통솔하지 않은 부모와 지도교사들에게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담당 검사는 "40년 검사 경력에 이 같은 판결은 처음 본다"며 반발했고, 피해자는 신원을 공개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당시 상황을 직접 설명하고 나섰습니다.

다만, 미국 형사법상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검찰은 가해자 클린턴을 같은 혐의로 다시 기소할 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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