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길어지면서 백신을 만드는 회사들이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계속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모든 나라에 백신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그 특허를 포기하고 내용을 공개하라는 압박에도 회사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 최근 특허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백신 개발진이 있습니다.
워싱턴 김수형 특파원이 그들을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내용 먼저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베일러의대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피터 호테즈, 마리아 보타치 교수는 자신들이 개발한 코로나 백신 코르베백스의 특허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올해에만 백신 판매로 111조 원 넘게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관심사는 백신으로 돈 버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피터 호테즈/미국 베일러의대 교수 : (백신이 광범위하게 생산돼도 교수님들은 돈을 전혀 못 버는 건가요?) 우리는 (백신으로) 돈을 벌고 싶지 않습니다. 이 끔찍한 팬데믹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부자 나라 접종률 76.8%에 비해 가난한 나라는 8.9%에 불과한 백신 불평등을 해결하지 않고는 팬데믹이 끝나지는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마리아 보타치/미국 베일러의대 교수 : 백신 불평등이 기본적으로 바이러스에 돌연변이를 일으켜서 이런 변이들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인도에서 3천 명이 참여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두 차례 실시한 코르베백스는 델타 변이에도 예방 효과가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미크론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인데 연구팀은 결과를 낙관했습니다.
[피터 호테즈/미국 베일러의대 교수 : 델타와 베타 변이에 대한 효과를 보면 우리는 코르베백스가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매우 효능이 좋을 것이라고 낙관합니다.]
코르베백스를 만드는 유전자 재조합 방식은 1980년대부터 B형 간염 백신 등에 사용된 것으로,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접종 거부감도 덜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마리아 보타치/미국 베일러의대 교수 : 코르베백스는 인도의 다른 백신인 코비실드(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인도 이름)에 비해 부작용 반응이 50% 낮았습니다. 단백질 재조합 백신에 대해서는 이미 수십 년 동안 안전성에 대한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터 호테즈/미국 베일러의대 교수 : mRNA백신을 접종하고 싶지 않고, 당신들 백신(코르베백스)을 접종하고 싶다는 사람들로부터 매일같이 편지를 받습니다. 이것은 백신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교수는 백신 생산 능력을 갖춘 한국이 백신을 함께 생산해 저소득 국가에 공급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피터 호테즈/미국 베일러의대 교수 : 우리는 코르베백스 생산을 늘리기 위해 한국 기관과 협력 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매우 특별합니다.]
한국 기업이 원하면 백신 제조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넘기겠다고 말했습니다.
[마리아 보타치/미국 베일러의대 교수 : 우리는 연구 자산을 넘겨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조 과정에 대한 우리의 모든 정보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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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뷰를 진행한 워싱턴 김수형 특파원 연결해보겠습니다.
인터뷰 가운데 백신 불평등이 돌연변이를 계속 만들고 있다는 말이 참 와닿던데요, 우리 기업들이 실제로 백신 생산에 참여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봐야 합니까?
<기자>
코르베백스를 만드는 유전자 재조합 방식은 오랫동안 사용돼온 기술이고,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다수 이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르베백스는 특허도 없고, 연구팀이 제조법까지 전수해준다면 국내 기업들도 검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저소득 국가들의 백신 불평등 해소는 물론 국내 기업 매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비영리 국제 기구인 백신개발연구소 제롬 김 사무총장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제롬 김/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 : 오래된 단백질(유전자) 재조합 방식의 백신은 유용한 특성이 있습니다. 첫째, 아이들에게 접종할 때 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둘째, 보호 효과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백신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코르베백스가 인도에서는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학자들의 검증 작업이 남아 있습니다.
코르베백스 연구팀은 현재 국제보건기구 WHO와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WHO가 코르베백스를 긴급사용승인하면 우리 기업들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