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어떻게 지었길래…전문가들 '부실 공사'에 무게

<앵커>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 경찰 조사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그래도 현장에 남아 있는 구체적인 단서와 정황들로 원인을 추정할 수는 있습니다. 저희가 현장의 단서 등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물어봤더니 곳곳에서 부실 공사 정황이 있다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신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당시, 39층 옥상에서는 콘크리트를 거푸집에 부어 넣는 '타설' 작업을 하고 있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16개 층이 무너져 내린 건, 5초 안팎의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건물의 틀을 잡는 이 거푸집이 1차로 붕괴됐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어 16개 층이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무너져 내린 건 이미 공사를 마친 층에서, 콘크리트를 굳히는 '양생' 작업이 부실했을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안형준/전 건국대 건축대학장 : 보통 철근 콘크리트 공사는 아래층부터 차근차근 올라가기 때문에 아래층의 강도가 막 타설한 곳이랑 강도가 달라요. 16개 층이 한꺼번에 날아갔다는 건 전문가의 한 사람으로서 이해할 수 없는.]

겨울철에는 콘크리트 내 수분이 얼어붙어 구조를 약화시킬 수 있어 충분한 양생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걸로 보인다는 겁니다.

붕괴한 건물에서 보이는 마구 휜 철근들.

건물 붕괴 시 철근에 콘크리트가 일부 붙어 있기 마련인데 매끈한 부분이 보여 철근이 잘 고정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바닥인 '슬래브'가 무너진 형태에서 부실 철근 공사 가능성까지 보인다고 말합니다.

이런 상황이라 150m 높이 크레인이 아파트 측면에 단단하게 결합되지 않았고, 강풍까지 불어 균열이 생겼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오희택/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안전위원장 : 콘크리트가 완벽하게 양생이 안 되면 타워크레인이 가동할 때마다 틈새가 벌어지게 됩니다. 타워크레인이 가동할 때마다 엄청난 충격이 건물에 (가해집니다.)]

사고 현장 곳곳에서 부실 공사 의혹이 감지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