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무인 탐사선이 달 표면 흙과 암석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첫 '현장 증거'를 찾아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9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린훙레이가 이끄는 중국과학원 산하 지질·지구물리학연구소는 7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은 논문에서 달 표면 흙과 암석에서 물과 관련된 징후를 감지했다고 밝혔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2월 달에 도착하고 나서 계속 활동 중인 창어 5호의 착륙선이 광물학 분광계를 이용해 달 표면의 흙과 암석 샘플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흙과 암석 내 물 함유 비율이 각각 120ppm(피피엠·100만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180ppm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일 실제로 달 흙의 물 함유 비율이 120ppm이라면 대략 흙 1t당 120g의 물이 들어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세계 과학계는 메마른 곳으로 여겨지던 달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지난 2007년에야 원거리 관측을 통해 밝혀냈지만 현장 조사를 통해 물의 존재를 입증하는 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SCMP는 전했습니다.
링훙레이는 중국 과학일보에 "이것은 달에서 수행된 '현장 조사'와 비슷한 것"이라며 "근거리에서 물의 흔적을 찾기 위한 첫 번째 기회"라고 자평했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18년 달의 극지방 주변의 그늘진 분화구에서 얼음이 존재한다고 확인했고, 2020년에는 달 표면에 물 분자가 광범위하게 분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의 무인 탐사선인 창어 5호는 지난 2020년 12월 달에 갔다가 2㎏에 달하는 달의 흙과 암석 표본을 갖고 지구로 귀환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창어 5호의 달 착륙선은 달에 따로 남아 이번에 발표된 달 토양 분석 등 임무를 수행 중입니다.
(사진=신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