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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마스크 5만 원, 사기같으면 고소해" 이 가격이 합법?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7일)도 한지연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오늘은 약값 이야기를 좀 해볼 것 같은데, 최근에 굉장히 좀 이슈가 됐던 사건이 하나 있었잖아요. 약값을 너무 터무니없이 비싸게 받았는데 환불도 안 해 주겠다. 이런 약국이 있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마스크 한 장, 숙취해소제 한 병을 5만 원에 팔아서 이슈가 됐는데요, 일단 이 내용 모르시는 분들도 있어서 좀 짚고 가겠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저 약국인데요, 이곳에서는 마스크, 파스, 소화제, 진통제, 반창고, 심지어는 몇백 원하는 거즈까지 판매 가격이 모두 5만 원이라고 돼 있죠. 상식선의 가격보다 훨씬 비쌉니다.

별 의심 없이 숙취해소제를 2개를 구입했다가 10만 원인 가격을 확인하고 깜짝 놀란 제보자가 환불을 해달라고 했더니 거부를 했다고 합니다. 제보자와 약사의 실제 대화 내용 한 번 들어보시죠.

[제보자 : 만약에 10만 원 붙이면 10만 원에 파신다는 거잖아요.]

['5만 원 약값 논란' 약사 : 그렇죠. 법에 있어요. 합법적인 거. 사기라면 고소를 해봐요. 친절하게 안내를 해 드릴게.]

그냥 합법이라면서 고소하라는 식이죠. 관할 보건소에는 비슷한 내용의 민원이 15건이 접수가 됐고요. 또 국민청원까지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사기죄가 적용되는지 검토에 들어갔고요. 대한약사회도 이 약사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앵커>

어제 한 기자가 직접 제보자와 통화해서 받은 그 녹취록인 거잖아요. (다른 데는 공개가 안 됐고요. 친절한 경제에서 처음.) 기존의 기사로 봤을 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직접 저렇게 약사가 "합법이다. 고소해 봐라" 이런 식으로 얘기 한 걸 들으니까 좀 더 궁금해집니다, 이게 진짜 합법인지. 이거 진짜 합법입니까?

<기자>

좀 황당하시겠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비싸게 팔아도 되는 겁니다. 사실 이게 가능하기 때문에 약국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 거거든요.

실제로 저도 어제 비타민제를 하나 샀는데, 약국마다 가격이 다르길래 비교를 해보고 좀 더 저렴한 곳에서 샀습니다.

약국은 현재 동네 슈퍼와 같은 소매업으로 분류돼 있거든요. 그런데 일반의약품, 건강식품 이런 것들 가격은 약국 재량껏 약사가 소매가격을 정하는 '판매자 가격표시제'라는 걸 시행하고 있습니다.

경쟁을 통해서 약값 낮추는 걸 유도하려고 1999년부터 시행한 건데, 약사법에는 약사가 구매한 약품 가격보다 싸게 판매할 수 없다고만 돼 있지 비싸게 파는 거 안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판매 가격 상한선이 없으니까, 앞 사례처럼 엄청 높은 가격으로 팔 수도 있는 거죠.

<앵커>

어쨌든 현재 법적으로는 저렇게 팔아도 된다는 거죠? 그러면 또 하나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환불 안 해준다는데 그것도 가능한 겁니까?

<기자>

이 문제도 제재가 쉽지는 않습니다. 의약품 가격표시제에 따르면 소비자가 보기 쉽게, 선명하게 판매 가격 표시하라고 돼 있거든요. 앞에 논란이 됐던 이 약사도 이런 사실을 잘 아는 것 같습니다.

['5만 원 약값 논란' 약사 : 가격 고지를 잘하게 돼 있어요. 잘해놔야 돼.]

아까 약국 내 영상을 다시 좀 보시면 저렇게 약 케이스며 선반에 여기저기 가격표가 덕지덕지 붙어 있죠.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는 저렇게 물건에 가격이 표시돼 있고 소비자가 물건 전반을 확인했다면 구입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불은 사업자, 그러니까 약사의 재량이지 의무가 아니라는 거죠. 사업자가 만든 환불 규정마저 없으면 따져볼 여지도 없는 거겠죠.

온라인 쇼핑과 비교해보면 전자상거래법상 온라인 쇼핑은 물건을 직접 못 보니까 물건 받아본 뒤에 환불 요청할 수 있게 해놨잖아요. 근데 현장에서 내 눈으로 물건과 가격을 확인한 이상, 환불은 쉽지 않다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결국은 약국마다 약값이 다 천차만별일 거라는 얘기인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는 겁니까? 이렇게 과도하게 비싸게 안 사려면요.

<기자>

약사 몇 분에게 물어봤는데요, 어제 저처럼 발품 팔아서 이 약국 저 약국 알아보는 것 말고도 팁이 될 수 있고요.

그 외에도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전문 의약품인 경우에는 보험이 안 되는 약을 제외하고는 약국마다 가격이 비슷한데요, 일반 의약품은 약사가 마진을 붙여서 판매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보통 임대료가 높은 곳에 있는 약국, 또 작은 약국일수록 일반의약품이 비싸지는 경향이 있겠죠. 대형약국은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제약사에서 물건을 떼 오는 경우도 있어서 약 값이 저렴한 편이고요.

또 약국이 여러 개 몰려 있는 곳, 또 유동인구가 많은 시내가 약값이 쌀 확률이 훨씬 크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시간과 노력, 돈 들여서 가실 필욘 없고요. 전화로 약값 비교해보시고 괜찮다 하시면 동네약국에서 사셔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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