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여성 성폭행' 과테말라 민병대원들 40년 만에 법정에

과테말라 옛 민병대원들이 내전 중 원주민 여성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약 40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981∼1985년 원주민 여성 36명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옛 시민자위대(PAC) 대원 5명에 대한 재판이 전날 수도 과테말라시티 법원에서 시작됐습니다.

중미 과테말라에선 1960년부터 1996년까지 정부군과 좌익 게릴라 간의 치열한 내전으로 20만 명가량이 살해되거나 실종됐는데, 내전 중 학살 사건의 대부분이 정부 측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었습니다.

특히 군이 원주민 통제를 위해 창설한 PAC 민병대도 내전 기간 여러 잔혹 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내전 종식 후 과테말라시티 북부 라비날에 거주하는 아치족 원주민 여성 36명이 민병대에 의한 성폭행 피해를 폭로했고, 지난 2018년 가해 민병대원들이 체포돼 이번에 재판을 받게 된 겁니다.

수감 중인 피고인들은 화상으로 재판에 참석했으며, 피해자 중 5명이 재판 첫날 직접 법정에 나왔습니다.

피해자 중에는 12살 때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도 있다고 검찰은 밝혔습니다.

피해자 대리인 비르히니아 발렌시아는 "오늘은 라비날의 여성들뿐만 아니라 전쟁 중 성폭력에 시달린 모든 여성들에게 있어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습니다.

과테말라에선 지난 2016년 전직 군인 2명이 내전 중 원주민들을 살해하고 성 노예로 삼은 혐의 등으로 둘이 합쳐 360년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