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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정부 융자금 갚는 대신 조세 회피처로

[끝까지판다] 정부 융자금 갚는 대신 조세 회피처로

김수영 기자

작성 2022.01.06 20:42 수정 2022.01.06 21:3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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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차 석유파동 여파가 거셌던 지난 1981년. 인도네시아 자바 섬 동북부 해역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해외 유전 개발이 시작됐습니다. 우리 기업과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이 합작한, 마두라 유전 개발 사업입니다. 하지만 원유 생산량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정부는 사업 실패를 선언했고, 2000년대 들어선 그 사업이 거의 잊혀졌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2000년대 중반 들어 생산량이 늘면서 수익이 나기 시작했는데, 정부가 받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정체 모를 곳으로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먼저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마두라 유전 개발에 뛰어든 건 당시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하던 최계월이 세운 코데코에너지라는 회사였습니다.

[대한뉴스 (1985년) : (마두라 유전에서) 확인된 가치 매장량은 원유가 2,210만 배럴…]

당시 군사정권은 '성공불융자' 형식으로 5,434만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환율과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할 때 아무리 적게 잡아도 현재 가치로 1,200억 원이 넘는 액수입니다.

[대한뉴스 (1984년) : 인도네시아 마두라 유전에서 우리 기업이 캐낸 원유 43만 배럴이 여수항에 들어왔습니다.]

장밋빛으로 포장됐던 이 사업을 전두환 정권은 치적으로 적극 홍보했습니다.

['마두라송' (정수라 노래) : 석유를 내뿜으며 미소를 지었네. 마두라 마두라 마두라송]

하지만 생산량은 기대를 크게 밑돌았고, '국제 사기'라는 오명까지 쓰며 우리 정부는 사업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잊혀졌던 마두라 유전,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새 기술, 새 광구가 개발되면서 2000년대 들어 수익이 나기 시작했고, 코데코에너지는 연간 수백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기도 했습니다.

30년이던 광구 계약기간도 2031년까지 20년 더 연장됐습니다.

누적 적자를 해소해 나가자 정부는 2016년부터 '성공불융자' 원리금 회수에 들어갔습니다.

계약에 따라 매년 광구 순수익의 36%씩입니다.

SBS는 최근 6년 간 코데코에너지의 성공불융자 상환 내역을 입수했습니다.

마두라 유전에 대한 코데코의 지분 10%를 감안하면 1,866만 달러를 갚아야 했는데 안 낸 돈이 1,000만 달러가 넘습니다.

비슷한 기간 코데코에너지의 내부 은행 거래 자료도 확보했습니다.

급여 등 일반적인 지급 외에 '스타라이즈'라는 곳으로 20차례에 걸쳐 총 2,850만 달러, 300억 원 훨씬 넘는 돈이 송금됐습니다.

아프리카 대륙 동부,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세이셸, 대표적인 조세 회피처에 있는 회사입니다.

[코데코에너지 관계자 : ((스타라이즈에) 2,850만 달러 보냈다는 것, 그것에 대해서만 입장을 말씀해 주시면 안될까요?) 스타라이즈고 뭐고 나는 모르니까 그냥 가세요.]

스타라이즈 정체에 대해 거듭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코데코 측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전민규, CG : 조수인, 강경림, 임찬혁)

▶ [끝까지판다] '검은 돈' 해명에 정부 입장은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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