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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화재 참사 얼마나 됐다고…끊이지 않는 공사장 대형 화재

이천 화재 참사 얼마나 됐다고…끊이지 않는 공사장 대형 화재
2020년 노동자 38명이 목숨을 잃은 경기 이천 물류창고 건설 현장 화재 사고가 난 지 2년도 되지 않아 평택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또 대형 화재가 발생, 진화에 나선 소방관 3명이 숨졌습니다.

이천 화재와 같은 해 용인 SLC 물류센터 화재로 5명이 사망하고, 지난해에도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관 1명이 순직하는 등 비슷한 참사가 매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고 때마다 당국의 예방 대책이 발표되고, 공사 현장의 안전의식이 강조됐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5일) 오후 11시 46분쯤 평택시 청북읍 소재 지상 7층∼지하 1층 연면적 19만9천762㎡ 규모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소방당국은 1층에서 바닥 타설 및 미장 작업 중 미상의 원인에 의해 불이 났다고 밝혔습니다.

소방당국은 신고 접수 14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뒤 7시간여 만인 6일 오전 7시 12분 큰 불길을 잡고 대응 단계를 해제했으나, 불길이 다시 커지자 두 시간여 뒤인 오전 9시 41분 대응 2단계를 발령했습니다.

건물 내부에는 산소용접 작업 등을 위한 산소통 및 LPG통, 가연성 물질인 보온재가 다량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폭발 물질과 불에 약한 물질이 많은 탓에 화염이 급격히 일어났고, 많은 양의 짙은 연기가 발생해 건물 상층부까지 빠르게 번졌습니다.

평택 신축 공사현장 화재 (사진=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가 연락이 끊겼던 소방관 3명이 안타깝게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불이 날 당시 현장에 있던 작업 근로자 5명은 긴급히 대피해 크게 다치지 않았습니다.

이번 화재는 가연성 소재가 가득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천 참사 등 앞선 냉동·물류창고 화재와 유사한 측면이 많습니다.

2020년 4월 29일 이천시 모가면의 물류창고 건설 현장 지하 2층에서 천장에 설치된 냉동·냉장 설비 일종인 유니트쿨러(실내기)의 배관 산소 용접 작업 중에 발생한 불티가 천장 벽면에 도포된 우레탄폼에 붙으며 불이 났습니다.

폭발과 함께 지하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져 엄청난 양의 유독가스가 발생했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노동자 3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사고는 수사 결과 시공사가 용접작업 과정에서 방화포와 방호문 등 기본적인 방호조치는 물론 화재 감시자나 임시 소방시설을 배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전형적인 인재로 밝혀졌습니다.

이천 참사가 발생한 지 석달도 되지 않은 같은 해 7월 21일에는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SLC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노동자 5명이 숨졌습니다.

이 화재 역시 시설관리 업체 측이 물탱크 청소를 위해 물을 빼는 과정에서 전기 히터 전원을 끄지 않은 실수로 화재가 발생한 인재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 6월 17일에는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불이 났습니다.

18일 오전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숨진 노동자는 없었으나, 현장에 투입됐던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52) 구조대장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순직했습니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 당시 방재실 직원들은 경보가 울리는 데도 현장 확인 없이 화재 경보를 오작동으로 판단, 방재시스템을 6차례나 초기화했습니다.

이는 스프링클러 가동을 10여 분간 지연시켜 결국 초기 진화에 실패한 원인이 됐습니다.

이에 앞서 2008년 1월 이천 냉동창고 화재로 40명이 숨지고, 같은 해 12월 서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7명이 사망하는 등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평택 냉동창고 공사장 화재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앞선 사례와 같이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사실이 드러날 경우 시공사는 물론 정부도 안전사고 예방 소홀 책임을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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