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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불길 커지고 구조물 붕괴…실종 소방관들 끝내 주검으로

갑자기 불길 커지고 구조물 붕괴…실종 소방관들 끝내 주검으로
"다 꺼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연기가 다시 치솟더라니까."

오늘(6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평택시 청북읍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인근 주민들은 전날 밤부터 이어진 화재에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인근 마을 한 주민은 "밤부터 소방차 수십 대가 몰려오는 통에 불안해서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새벽에 다 꺼져가나 싶더니 갑자기 연기가 다시 치솟아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화재 현장에서는 어제 오후 11시 46분쯤 최초 신고가 접수된 이후 이틀째 진화작업이 이어졌습니다.

오늘 오전 9시쯤 인명 수색을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가 고립됐던 구조대원 3명이 낮 12시 20분을 전후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이후에도 검은 연기가 건물 창문을 통해 끊임없이 새어 나왔습니다.

소방대원들은 고공 살수차 등을 이용해 남은 불씨를 제거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고립됐던 동료들이 끝내 주검으로 돌아오면서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특히 수습된 구조대원이 차례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질 때마다 많은 동료 소방관이 하던 일을 멈춘 채 그 장면을 지켜보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현장 화재 (사진=연합뉴스)

소방당국에 따르면 순직한 소방대원들은 오늘 오전 9시 8분쯤 불이 난 신축 공사장 2층 진화작업에 투입됐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30∼50분을 버틸 수 있는 용량의 산소통을 메고 투입된 20여분 후인 오전 9시 30분쯤 마지막 교신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참변은 이들이 투입된 지점의 바로 아래층에서 불길이 재발화하면서 발생했습니다.

급격히 불길이 커지고 구조물 일부도 붕괴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투입된 5명이 현장에 고립됐는데, 이 중 2명은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나머지 3명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소방대원은 "위험요소가 많은 데도 혹여나 있을 인명을 수색하기 위해 화재현장에 들어갔을 텐데…"며 말을 잇지 못하다가 "소방관들이 조금 더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길 빈다"고 말했습니다.

평택 공사장 화재 현장 (사진=연합뉴스)

오늘 오후 1시 현재 건물 외부로 보이는 불길은 모두 잦아든 상태지만, 현장에 바람이 강해 연기가 피어오르다 잦아들길 반복하는 상황입니다.

건물 외벽은 연기로 검게 그을려 본래 색을 잃었고, 화학물질이 타는 듯한 메케한 냄새가 100여m 밖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퍼졌습니다.

화재 발생 당시 공사현장 1층에서는 바닥 타설과 미장 작업이 진행 중이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작업자 5명은 모두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방 관계자는 "건물 내부에 다량의 보온재와 산소통, LPG 가스통 등이 있어 화재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불을 모두 끄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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