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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탈모도 건강보험" 이재명 공약, 2030세대도 호응한다?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6일)도 한지연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탈모치료제를 건강보험에 할 수도 있다, 이런 뜻을 내비치면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어제 1천만 탈모인 들썩였죠. 이재명 후보가 공약으로 탈모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해서입니다.

탈모인 1천만 명이면 국민 5명 중 1명이 탈모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거든요. 탈모로 진료를 받은 사람만 23만 3천 명입니다. 23만 표심 노린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예상대로 탈모인들 반응 뜨거웠습니다.

탈모 커뮤니티에는 "1천만 탈모인의 희망이다", "역대 최고 공약이다", "일단 찬성한다" 같은 댓글들 많이 달렸는데요, 물론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도 많죠.

"탈모보다 생명이 걸린 희귀 난치성 질환에 예산을 좀 더 투입해야 한다", "미용, 성형, 피부과 치료와 형평성 문제 생긴다", 또 "건강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거다" 뭐 이런 내용들이죠.

그런데 만에 하나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상황이 오면 환자 부담 줄어들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기대감 때문에 당장 '정치 테마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바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어제 탈모치료제 회사 주가가 많게는 21% 넘게 올랐고요, 탈모 샴푸 회사도 최대 3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앵커>

이 공약에 대해서 반대쪽에 계시는 분들의 생각을 보면 굉장히 적극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다, 이런 식의 비판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건강보험에 만약에 탈모치료제 적용이 되면 얼마나 혜택이 있길래 이렇게 지금 현재 탈모로 고민하시는 분들의 반응이 뜨거운 것입니까?

<기자>

지금 탈모 치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탈모치료제인데요, 이식 수술이랑 비교를 해봐도 부담이 훨씬 적기 때문이죠. 물론 모든 탈모가 건강보험이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스트레스성 탈모나 지루성 피부염에 의한 탈모 같이 병적 탈모는 건강보험 되고요. 노화나 유전으로 인한 탈모는 '미용' 카테고리로 들어가기 때문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게 보험이 적용되면 보통 약값의 30% 정도만 환자가 내게 되는 것이거든요. 약마다 가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한 달 약값이 평균 4만 5천 원 정도 된다고 하면 3분의 1 정도 되는 1만 원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만약에 모발 이식 시술까지 확대가 된다 이러면 대략 400만 원 중반 정도 되는 비용이 100만 원대 초반으로 떨어지겠죠.

하지만 이 공약을 두고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고요. 건강보험이 최근 수년 동안 적자가 쌓이면서 2025년에 고갈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 기존 정부 복지 기조와도 상충되죠. 이른바, 문재인 케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하자는 것인데, 지난 4년간 백혈병, 췌장암 같은 중증 고액 질환에 건보 재정을 집중 투입해왔었죠.

또 의료계 반응을 살펴보니, 전 세계 어디에도 미용 치료를 국가가 보장하는 경우가 없고, 또 재정 문제 감안하면 불가능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궁금한 것이 보통 탈모하면 나이가 들면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탈모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할 것 같은데, 이번 이재명 후보의 정책이 좀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세대를 보면 20, 30대 젊은 층이 많다는 말이에요. 젊은 층들이 머리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요즘에. (앵커께서는 머리숱을 보니까 따로 걱정할 필요는 없으실 것 같아요.) 지금은 아닌데요, 그래도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자>

저도 머리숱 하나는 자신이 있는데, 최근에 예방 차원에서 탈모 샴푸 하나 사볼까 고민하고 있거든요.

최근에 이 탈모 고민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 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료를 보면 탈모로 진료받은 환자 중에 2030이 10만 명 넘어가면서 전체의 44%에 육박하거든요.

증가 속도도 가파릅니다. 최근 5년간 20대 탈모 환자가 15%가 늘었는데, 같은 기간 전체 환자 증가율 10%를 훌쩍 뛰어넘었고요.

때문에 어리다의 '영(young)'을 붙인 '영탈모'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인데, 그래서 요즘 탈모 샴푸 광고를 보면 손흥민, 지드래곤, 수지 같이 MZ세대 스타들 내세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미리미리 관리하는 20, 30대도 늘었죠. 딱히 탈모가 진행된 경우가 아니더라도 20, 30대부터 주름이나 탈모를 관리하는 '얼리케어 신드롬'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리케어 신드롬,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2022년, 그러니까 올해 트렌드를 전망하면서 말한 것이거든요. 일찍 관리한다는 것이죠.

건강이라는 개념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뀌면서 젊은 세대들이 사전에 관리하고 예방하는 것이 이제 트렌드로 자리 잡아간다는 것이죠. 젊은 층이 잘 가는 국내 최대 헬스앤뷰티 전문점에서는 탈모 샴푸 매출이 127%나 늘어났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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