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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 (1/5) : 파국으로 끝난 "별의 순간"

스브스레터 이브닝 최종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정치 기사는 정치인의 말과 글이 주된 재료가 되죠. 정치권은 매일같이 여러 이슈에 대해 입장을 내놓기 때문에 정치인의 말과 글은 넘쳐 흐르죠. 선거 때는 더욱 그렇고요.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끝내 윤석열 후보와 결별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도 파국으로 막을 내리게 됐는데요, 김 전 위원장의 말을 통해 두 사람 관계의 변화를 정리해 볼게요.

"별의 순간이 왔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후보가 입당하기 전부터 '별의 순간'이라는 말을 몇 차례 했어요.
 
►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 별의 순간은 한 번밖에 안 온다. 그 별의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서 자기가 국가를 위해서 크게 기여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에 (윤 전 총장은) 지금 별의 순간이 보일 것이다" "본인이 그것을 잘 파악하면 현자가 될 수 있고 파악을 못 하면 그냥 그걸로 마는 것이다" - 2021년 1월 12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잘 잡은 것 같다" - 2021년 3월 8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직후

► "(순간을) 포착했으니까 이제 준비하면 진짜 별을 따는 것이다" "지금부터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달렸다. 저런 사람이 하나 나타나면 속된 말로 파리가 많이 모이게 돼 있다. 어떻게 잘 골라서 치울 건 치우고 받을 건 받고, 그걸 능숙하게 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렸다" - 2021년 3월 26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위원장의 입에서 '별의 순간'이라는 말이 처음 나온 지난해 1월에 윤석열 후보는 검찰총장이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윤 후보가 정치를 할지 말지 확정되지 않았고, 국민의힘에는 마땅한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았지요. 지난해 3월 4일 윤 후보가 검찰총장에서 퇴임한 이후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껑충 뛰었고, 국민의힘과 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도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죠. 사퇴 직후인 지난해 3월 8일에 발표된 여론조사 하나 볼까요?

(출처 = 연합뉴스)
위 그래픽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사퇴 직후에 TBS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여론조사 결과는 지난해 3월 8일 보도됐어요. 김종인 전 위원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말한 날이죠.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
윤석열 후보가 당내 경선을 통과했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이 윤 후보와 곧바로 손을 잡지는 않았지요. 윤 후와 주변 측근들 사이에서 김 전 위원장에게 '원톱 전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두고 주저했고요,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김 전 위원장이 거취를 보류한 거죠. 그러던 김 전 위원장의 마음이 바뀝니다. 윤 후보와 갈등을 빚던 이준석 대표가 '울산 회동'을 통해 내홍을 봉합한 것이 계기가 됐죠. 이를 계기로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하면서 '윤석열 호'가 출범하죠. 선대위 첫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는 말로 자신감을 표현했죠.
 
► "내가 보기에 이번 선거는 국민이 정권교체를 해야겠다는 열망이 높기 때문에 후보를 비롯해서 우리 선대위가 별다른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정권을 가져올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선거를 운영하는 주체가 일사불란하게, 잡음 없이 진행돼야만 승리를 장담할수 있다" - 2021년 12월 7일, 선대위 1차회의에 참석해

김 전 위원장이 이 말을 할 때 여야 후보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했어요. 이준석 대표 공백 사태, 이에 따른 선대위 구성 난항으로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했지요. 다만 이때까지만해도 '정권교체'를 원하는 응답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국민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달 6∼7일 전국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정권교체'를 원하는 응답자가 55.1%로 '정권 재창출'을 원하는 응답자 37.8%보다 크게 앞섰거든요.

(출처 = 연합뉴스)

당시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요구가 50%를 훌쩍 넘길 만큼 높았기 때문에 윤 후보의 지지율도 안정적으로 우위를 보일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죠. 그런 자신감이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이라는 말로 표현된 것이고요.


"연기만 좀 해달라"
새해 벽두에 김종인 전 위원장의 선대위가 해체됐죠. 당내 갈등이 극에 달했고 김 전 위원장의 말이 해체의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 일반적인데요, 김 위원장의 발언부터 보시죠.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 "내가 그동안 선거운동 과정을 겪어 보면서 도저히 이렇게는 갈 수가 없다. 그래서 내가 당신의 비서실장 노릇을 선거 때까지 하겠다. 총괄 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역할을 할테니 후보도 태도를 바꿔서 우리가 해주는 대로만 연기만 좀 해달라." "국민 정서에 반하는 선거 운동을 해서는 절대로 선거는 이기지 못한다. 후보나 선거 운동을 하는 사람이나 똑같은 생각을 가져야 한다. "후보가 자기 의견이 있더라도 이것이 국민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 하면은 그런 말은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2022년 1월 3일,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이 발언과 함께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전면 쇄신이라는 처방을 던졌죠. 강력했던 자신감이 한 달 새 불안감을 거쳐 절체절명의 위기감으로 변화한 거죠. 김 전 위원장은 위의 발언에 대해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하려면 우리가 해준 대로 후보가 그걸 소화해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지만, 윤 후보측에서는 '김종인 상왕론', '윤석열 아바타론'이 불거지면서 부글부글 끊었죠. 민주당에서도 비난이 쏟아졌죠. 송영길 대표도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느냐. 허수아비, 껍데기라는 것을 자인했다"고 날을 세웠죠. 김 전 위원장이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윤 후보가 선대위를 해체하는 방식으로 김 전 위원장을 '정리'하면서 두 사람이 함께하는 선거 여정은 마무리 됐죠. 연초에 나온 여러 여론조사도 파국적 결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요, 윤 후보 지지율이 크게 추락했거든요. 오늘(5일)은 2030 지지율에서 윤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도 밀리는 여론조사가 보도되기도 했고요.

(출처 = 연합뉴스)

"별의 순간 쉽게 가는 게 아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윤 후보와 결별한 뒤 '별의 순간이라는 말을 다시 꺼냈어요 김종인 전 위원장은 '별의 순간'이라는 말로 윤석열 후보와 시작과 끝을 얘기했는데요, 이제 홀로선 윤석열 후보가 '별의 순간'을 볼 수 있을까요?
 
► "그 별의 순간이라는 게 지켜지려면 그렇게 쉽게 가는 게 아니다. 내가 별의 순간 지키려면 무엇무엇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도 얘기를 했는데 우리 캠프에서 대통령 후보가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자기 이해관계에 따라 사람이 많이 모이게 돼 있잖나. 그 사람들을 어떻게 선택해서 쓰느냐 하는 그런 안목이 있어야지 성공을 할 수 있는 건데, 그런 게 없었으니까 이런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오늘(5일), 윤석열 후보 기자회견 뒤 기자들 만난 자리에서

※ 이 글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자세히 소개돼 있습니다.

오늘의 한 컷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올해 첫 참치 경매장이에요. 올해 첫 경매에서는 1,688만 엔(약 1억7천만 원)에 낙찰된 211㎏짜리 참치가 최고가였다고 하네요. 비싸보이지만 2년 전 최고가 보다는 20분의 1 수준이라고 해요. 가격이 대폭 내려간 것은 코로나 영향으로 외식 산업 전반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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