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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목덜미 점, 암 같아요"…목숨 구한 한국계 예비 의대생

[Pick] "목덜미 점, 암 같아요"…목숨 구한 한국계 예비 의대생
▲ 포옹하고 있는 나디아 포포비치와 브라이언 해밀턴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FL) 경기를 관람하던 한국계 예비 의대생이 아이스하키 구단 직원의 목숨을 구한 사연이 화제입니다.

현지시간 2일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3일 치러진 밴쿠버 커넉스와 시애틀 크라켄의 경기를 보러 간 나디아 포포비치(22)는 경기 관람 중 커넉스 구단 장비 직원인 브라이언 해밀턴의 목 뒤에 있는 이상한 점들을 발견했습니다.

점의 지름은 약 2㎝ 정도로 작았으나 불규칙한 형태와 적갈색을 띠는 모양새가 피부암의 일종인 악성 흑색종일 확률이 높아 보였고, 포포비치가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배운 내용과도 일치했습니다.

당시 경기장은 시끄러웠고 관중석이 투명 유리창으로 막혀 있어 소통에 한계를 느낀 포포비치는 핸드폰으로 메시지를 작성해 해밀턴의 주의를 끈 뒤, 핸드폰을 유리창에 갖다 댔습니다.

해밀턴에게 건넨 메시지에는 '목 뒤에 있는 점이 암일 가능성이 있다. 의사에게 꼭 진찰을 받으라'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당시 포포비치는 해밀턴이 메시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점(mole)', '암(cancer)', '의사(doctor)'는 붉은색으로 표기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디아 포포비치와 브라이언 해밀턴 (사진='Vancouver #Canucks' 트위터 캡처)
▲ 브라이언 해밀턴이 나디아 포포비치에게 자신의 수술 자국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

자신에게 이런 점이 생긴 줄도 몰랐던 해밀턴은 이 메시지를 읽고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았고, 진단 결과 목 뒤에 있는 점들은 악성 흑색종 2기로 밝혀졌습니다.

해밀턴은 종양을 조기에 발견해 제거할 수 있었고 이후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런 선행은 커넉스 구단에도 전해졌고 구단은 SNS를 통해 "인생을 바꾼 특별한 사람을 찾는다"며 포포비치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시애틀에 거주하던 포포비치는 어머니를 통해 이 소식을 듣고 마침내 해밀턴과 재회할 수 있었습니다.

해밀턴은 "내 주치의가 말하기를 만약 종양을 4~5년 더 방치했다면 내가 여기 없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목 뒤에 있던 종양은 내가 입고 있던 옷이나 장비에 가려져 쉽게 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자신의 생명을 구한 포포비치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알고 보니 포포비치는 올해 가을 의대로 진학할 예정으로 이미 몇 군데 대학으로부터 입학 허가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디아 포포비치와 브라이언 해밀턴 (사진='Vancouver #Canucks' 트위터 캡처)
▲ (좌) 나디아 포포비치, (우) 브라이언 해밀턴

커넉스와 크라켄 구단은 포포비치의 선행에 감사를 표하며 1만 달러(한화 약 1천20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습니다.

한국인 어머니와 루마니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포포비치는 "한국에 있는 내 친척들이 기사를 보고 내가 아니냐며 연락이 왔다"면서 "내 행동이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Vancouver #Canucks'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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