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삼표산업 풍납토성 반환 부지인 송파구 풍납동 305-14번지 일원에서 작년 12월 시굴조사를 진행해 풍납토성 서성벽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오늘(4일) 밝혔습니다.
서울시·송파구와 부지 인도 소송 중인 삼표산업은 지난해 공장 면적의 약 30%인 6천76㎡를 반환했습니다.
이곳은 풍납토성 서쪽에 해당하며,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인접한 남쪽 지역에서 서성벽 발굴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성벽의 구조, 형태, 진행 방향, 축조 방법 등이 기존 서성벽 조사 결과와 일치한다"며 "길이나 높이 등 정확한 규모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 지역을 포함한 서성벽 지구가 풍납토성에서 남성벽, 삼표산업 풍납공장을 잇는 지점이라는 사실이 규명됐다"며 "공장에 서성벽이 잔존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사 지역에서 모습을 드러낸 서성벽은 중심 골조라고 할 수 있는 중심 토루(흙을 다져 쌓은 시설물)를 조성한 뒤 다른 토루를 덧대어 올리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또 목재 등으로 사각형 틀을 짠 뒤 그 안에 일정한 두께의 흙을 쌓는 판축 기법을 사용하고, 성벽 안쪽은 강돌과 깬돌로 마무리했습니다.
이 같은 축조 기법은 다른 서성벽에서도 확인됐습니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삼표산업 풍납공장 부지 전체가 반환될 것을 대비한 예비 조사 성격이었다"며 "공장 하부에 남은 서성벽의 상태가 주변보다 더 좋은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장 부지 전체로 조사를 확대하면 도로 유구(건물의 자취)를 비롯한 다양한 유적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레미콘 업체인 삼표산업은 1978년부터 풍납공장을 운영했으나, 대법원이 2019년 풍납토성 복원과 정비 필요성을 인정함에 따라 공장 부지를 옮겨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윤인곤 삼표산업 대표는 지난해 10월 21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길어도 2년 안에는 보상을 받아 공장을 이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