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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의장, 철책 뚫린 전날 "기본에 충실"…군, CCTV 확인도 안 해

국방일보 3일자 지면에 실린 원인철 합참의장의 신년사 (사진=국방일보 홈페이지 PDF 갈무리, 연합뉴스)

원인철 합참의장이 동부전선 최전방에서 발생한 월북 사건 하루 전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라는 내용의 신년사를 하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3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원 의장은 신년사에서 전방위 군사대비태세를 강조하면서 "견리사의 견위수명 각오로 군 본연의 임무 완수에 진력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견리사의 견위수명'은 '눈앞에 이익을 보면 정당한 것인지를 생각하고, 나라의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친다'는 뜻의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쓴 글귀입니다.

원 의장은 또 "항재전장 의식을 견지한 가운데 평시 경계작전의 완전성을 갖춰 적의 도발을 억제하고, 도발 때 단호하게 대응해 작전을 현장에서 승리로 종결할 수 있는 태세·능력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군대다운 군대 구현'도 강조했습니다.

해당 신년사는 지난달 31일 각급 부대에 하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참의장은 군령권을 행사하는 최고선임 지휘관입니다.

군내 기강과 작전 기강 역시 합참의장의 소관입니다.

그러나 불과 하루 만인 1일 월북 사건이 터지면서 지휘서신에 해당하는 원 의장의 신년사도 무색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이번 사건은 월북자가 최전방의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을 당시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고, 광망(철조망 감지센서) 경보까지 울렸지만, 군은 3시간이 지나서야 인지한 것으로 드러나 기강해이가 초래한 명백한 인재라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광망 경보가 울렸을 당시 현장에 출동한 초동 조치병력은 '철책에 이상 없다'고 보고한 뒤 철수했고, 군은 CCTV에 포착된 사실을 3시간이 지나서야 파악했습니다.

초동 대응 과정에서 경보가 울린 지점의 CCTV 확인 등 추가 조치가 필수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부실급식과 군내 성추행 등 잇단 폭로로 군 수뇌부가 병영문화 개선을 '구호'처럼 강조하면서도 정작 군내 기강해이 잡기 등에는 지나치게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현역 간부도 "'병사 식판'도 중요하지만 결국 군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본연의 임무였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꼬집었습니다.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국방일보 홈페이지 PDF 갈무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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