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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철책 월북' 놓친 軍…CCTV · 경보에도 몰랐다

새해 첫날 '철책 월북' 놓친 軍…CCTV · 경보에도 몰랐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새해 첫날인 어제(1일)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1명이 월북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부대는 22사단으로 2012년 노크 귀순과 지난해 2월 헤엄 귀순 등 경계 실패 논란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어제 오후 9시 20분쯤 동부전선 비무장지대 내에서 미상 인원 1명을 열감시장비로 포착"했고 이후 "신병 확보 위해 작전 병력 투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인원이 어제 오후 10시 40분쯤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했다"며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 인원이 어제 저녁 6시 40분쯤 우리측 GOP 철책을 넘는 모습이 과학화경계장비를 통해 감지됐는데도 제대로 된 초동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합참 관계자는 당시 CCTV에 해당 장면이 포착됐고 경보등이 울리는 등 장비가 제대로 작동했다면서도 감시병이 이를 비상 상황으로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비무장 지대에서 월북자를 확인하기 전까지, 약 2시간 40분 가량을 깜깜이 상태로 흘려 보낸 겁니다.

사건이 발생한 곳 인근에는 남북이 2018년 9·19 군사합의에 따라 병력을 철수시킨 감시초소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국민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 오늘 아침 (동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대북 통지문을 발송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까지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코로나19 비상방역 조치를 하고 있는 북한이 어떤 대응에 나설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북한은 지난해 9월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을 북측 해역에서 발견한 뒤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은 국가 비상방역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고, 김정은 총비서는 통일전선부 명의 통지문을 통해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라며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인천 강화도 월미곳 배수로를 통해 20대 탈북민이 월북한 사건이 발생하자 북한은 '코로나19 감염 의심자'가 월북했다며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하고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격상했습니다.

한편, 22사단은 강원도의 험준한 산악 지형과 긴 해안을 함께 경계하는 부대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지휘관의 '무덤'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해당 부대에서는 작년 2월 북한 남성 1명이 고성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을 통해 '오리발' 등을 착용하고 뚫린 배수로를 통해 월남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020년 11월에는 북한 남성이 최전방 철책을 넘은 지 14시간 30분 만에 기동수색팀에 발견돼 초동 조치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2012년 10월에는 북한군 병사가 군 초소 문을 두드려 귀순 의사를 표시한 일명 '노크 귀순'이 발생했습니다.

군 당국은 과학화 경계감시장비 성능 개선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이번에도 철책을 넘는 월북자를 사전에 저지하지 못해 경계 실패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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