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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中·日 항모 첫 신경전…中, 진귀 영상 전격 공개

동아시아와 인도태평양의 패권을 노리는 중국의 해군 전력이 양적, 질적으로 급속히 증강되고 있습니다. 핵 잠수함을 보유한 지 오래고, 최근에는 고깃배 짓듯 항공모함을 찍어내고 있습니다. 항모 2척을 이미 진수했고, 2척은 현재 건조 중입니다.
 
해상 무력시위는 물 밑으로 숨어다니는 잠수함보다 역시 덩치와 펀치를 겸비한 항모가 제격입니다. 중국은 첫 항모 랴오닝 함을 동중국해, 남중국해로 곧잘 보내 여러 가지 훈련하는 모습을 자주 공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랴오닝 항모 전단을 오키나와와 주변 섬들 사이를 관통해 일본 남쪽으로 전개시켰습니다. 함재기를 띄우고 내리는 훈련을 반복하며 근육 자랑을 했습니다.
 
중국 함정이 일본 주변으로 접근하면 일본은 초계기나 함정을 보내 감시합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지난달 랴오닝의 출현에 일본은 작년 9월 항모로 개조를 마친 이즈모 함을 급파했습니다. 중국과 일본 항모가 처음으로 만나 11일간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였습니다. (▶SBS 8뉴스 <중 · 일 항모 첫 '맞대응'…미 · 일 '공동작계'>)
 
우리로 치면 합참 격인 일본 통합막료감부는 4번씩이나 보도자료를 내며 밀착감시 추격전을 중계했습니다. 중국 CCTV도 뒤지지 않겠다는 듯 그제(지난달 31일) 랴오닝과 이즈모가 어깨를 걸고 항해하는 진귀한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비우호적 국가들의 항모가 작전 중 함께 촬영된 전례는 매우 드뭅니다. 
 

한 앵글에 나란히 잡힌 中·日 두 항모

지난달 동중국해에서 중국 랴오닝 항모에서 J-15 함재기가 이륙하고 있다. 일본의 이즈모 항모(사진 위쪽)가 중국 랴오닝 함의 훈련을 감시하고 있다.

중국 CCTV가 공개한 영상은 랴오닝 항모 전단이 지난달 동중국해에서 훈련을 벌인 장면입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동쪽으로 300~400km 거리입니다. 영상 중 약 7초 동안 대형 함정 2척과 중형 함정 1척이 등장합니다. 대형 함정은 중국의 랴오닝 항모와 일본 이즈모 항모이고, 중형 함정은 중국의 리자오 호위함입니다.
 
중국과 일본 항모의 거리는 수백 m에 불과했습니다. 이즈모 함은 랴오닝 함을 뒤에서 추적했다기보다는 어깨를 맞대고 따라다니며 랴오닝 함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습니다. 랴오닝 함도 대놓고 함재기 이착함 훈련을 하며 힘 자랑을 했습니다. 중국이 별도로 제공한 사진은 랴오닝 함이 이즈모 함 옆에서 버젓이 함재기 J-15을 날려 보내는 순간을 포착했습니다.
 
CCTV에 앞서 일본 통합막료감부는 지난달 26일과 21일(하루 2회), 17일 보도자료를 내서 랴오닝 항모의 동향을 상세히 알렸습니다. 통합막료감부에 따르면 랴오닝 항모 전단은 지난달 15일 오키나와 섬 옆을 통과해 일본 남쪽 동중국해로 갔고, 11일 만인 지난달 25일 오키나와 섬을 지나치며 복귀했습니다.
 

타이완 이슈로 촉발된 中·日 항모 신경전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타이완 동북쪽 240km 지점에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을 놓고 분쟁하는 곳입니다. 센카쿠의 남쪽에는 일본의 관광 명소 이시가키 섬이 있는데 타이완과 230km 거리입니다. 일본은 오는 3월까지 이시가키에 육상자위대의 미사일 부대를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현재 기지 공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시가키의 미사일 기지는 일본 남부의 섬들을 방어하는 용도이겠지만 타이완 방어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것만으로 중국을 자극하기에 충분한데,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일본이 이시가키에 (지대지)미사일을 배치하면 몇 분 안에 상하이 같은 해안 도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962년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 벌어진 쿠바 미사일 위기의 축소판 같습니다.

일본 이시가키 섬의 미사일 기지 공사 현장 (사진=환구시보 캡처)
 
일본은 타이완 유사시 미군의 후방 지원, 기지 제공 계획을 담은 미일 공동 작전계획도 수립할 예정입니다. 타이완 유사시라면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할 때일 텐데 미국과 일본이 타이완 유사시에 공동으로 군사적 대응을 하기 위한 작전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오는 7일 미국과 일본의 외교국방 2+2 화상 회의 때 공식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압박을 받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응해 중국이 지난달 랴오닝 항모 전단의 11일간 일본 남쪽 동중국해 훈련을 실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도 고삐를 당겨 이즈모 항모로 맞대응한 것입니다. 타이완 이슈로 미·중·일의 군사적 갈등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입니다.
 
일본이 대중국 압박에 적극 편승함에 따라 한·미·일 안보 협력 체계에 묶여있는 우리에게 가해지는 대중국 군사적, 외교적 기여의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웃 나라 중국과 일본이 항모를 내세운 해상 시위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첫 삽을 뜨는 한국형 항모의 발걸음도 바빠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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