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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세계유산 추진' 광산, 문서엔 "조선인 지능 낮다"

<앵커>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사도 광산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이 이뤄졌던 곳입니다. 당시 광산을 운영했던 회사의 보고서를 입수했는데, 조선인을 열등한 존재로 깎아내리는 표현이 곳곳에 등장합니다. 

도쿄에서 유성재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 니가타현의 사도 광산에 조선인 강제동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중일전쟁이 벌어지던 1939년.

탄광 갱도에서 일한다는 설명도 없이 동원돼,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던 조선인들은 이듬해인 1940년 2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90여 명이 참여한 파업을 벌입니다.

노동 조건 개선과 임금 인상을 광산 측에 요구한 것입니다.

같은 해 여름, 사도 광산 운영사인 미쓰비시광업이 일본광산협회에 제출한 조선인 노동자 관련 보고서.

4월 파업의 원인으로 "조선인의 지능과 이해 정도가 상상 이상으로 낮아, 의사소통이 부족했다"고 지적합니다.

또 "소수 불평분자의 선동에 혹해 부화뇌동하는 성질이 드러났다"고도 썼습니다.

광산 측은 분쟁을 막기 위해 이른바 '불량 노동자'로 지목한 조선인은 엄격히 사찰하고, 다른 조선인 노동자들도 촘촘한 '그물망'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방침까지 적어놨습니다.

그러면서 조선인은 "대부분 힘쓰는 일을 주로 하는 갱도 내 업무가 적절하다"고 깎아내렸습니다.

[고바야시/강제동원 진상규명 네트워크 : (사도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회사가 그런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부분의 노동 현장에서 조선인은 그런 차별적 환경에서 일해야 했습니다.]

강제동원도 모자라 민족적 멸시까지 만연했던 당시 노동 환경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세계유산 등록 추진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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