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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우리에 팔 넣다 '중상'…장난 때문에 죽은 호랑이

[월드리포트]

플로리다의 한 동물원, 출동한 경찰관이 동물원 관계자에게 빨리 문을 열어달라고 재촉합니다.

[경찰관 : 누군가 호랑이에게 공격을 받아서 팔을 심하게 다쳤어요.]

[동물원 직원 : 진짜로요?]

[경찰관 : 네! 진짜죠! 이 사이렌 소리 안 들려요? 장난이 아니에요!]

호랑이 우리가 가까워지자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호랑이에게 팔 물린 남성 : 제발 도와주세요. 제발, 제발, 제발.]

[경찰관 : 세상에. 이거 진짜야?]

[호랑이에게 팔 물린 남성 : 제발요! 제발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호랑이가 우리 안으로 들어온 한 남성의 팔을 물고 놔주지 않고 있는 상황,

[경찰관 : 마취제 갖고 있어요?]

[동물원 직원 : 아니요.]

마취제도 준비돼 있지 않았고, 손으로 우리를 치며 위협을 해보지만 호랑이는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결국 경찰관이 총을 빼듭니다.

[호랑이에게 팔 물린 남성 : 쏴요! 쏴요! 쏴요! 쏴요!]

[동물원 직원 : 쏠 필요는 없잖아요.]

[호랑이에게 팔 물린 남성 : 쏴요! 쏴요! 쏴요! 저 죽어요!]

총에 맞고서야 호랑이는 물고 있던 남성을 놓고 우리 안쪽으로 달아났고, 팔을 심하게 다친 남성은 구급대원에 의해 들것에 실립니다.

총을 쏜 경찰관은 호랑이를 쏜 게 걸렸는지 이내 자책합니다.

[경찰관 : 꼭 쏴야만 했는지 모르겠어. 어디에 쐈는지도 모르겠어.]

부상당한 남성을 수습하는 구급대원에게 하소연도 합니다.

[경찰관 : 최선을 다 했어요. 남자를 빼내려고 최선을 다 했다고요.]

[구급대원 : 올바른 일을 한 거예요. 의심의 여지가 없어요.]

[경찰관 : 모르겠어요.]

추후 경찰은 드론을 이용해 총에 맞은 호랑이가 우리 안쪽에서 사망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살된 호랑이 '에코'는 말레이시아 호랑이 종으로 야생에 사는 개체가 채 200마리도 되지 않는 멸종위기종, 2019년 이 동물원에 처음 온 뒤 별다른 문제없이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코트니 졸리/동물원 관계자 : 우리 동물원에게 오늘은 정말 슬픈 날입니다.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지만 직원들이 모두 슬퍼하고 있어요. 오늘은 정말 슬픈 날입니다.]

동물원 측은 마음이 아프지만, 경찰관의 행동은 어쩔 수 없었다며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호랑이에게 공격받은 남성은 26세 동물원 청소부로 원래는 화장실과 선물 판매점 담당이지만, 동물원 영업이 끝난 뒤 자신의 구역도 아닌 호랑이 우리로 가, 내부 담장 안으로 팔을 넣고 장난을 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동물원 측은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의 행동은 불법이라며, 수사 후 기소를 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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