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나 킥복싱 체육관에서 많이 쓰이는 펀치백에 숨겨진 약 200㎏의 마약이 태국에서 호주로 넘어가기 직전에 발각됐습니다.
일간 방콕포스트 및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세관당국은 최근 호주로 갈 예정이었던 펀치백 15개에서 시가 3천만 달러(약 355억 원) 상당의 메스암페타민(속칭 필로폰)을 찾아내 압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태국산 펀치백이 수요가 썩 많지 않은데도 10여 개가 한꺼번에 호주로 향하는 게 수상하다고 생각한 세관 당국이 제품을 검색했고, 그 안에 숨겨져 있던 마약을 찾아냈습니다.
마약업자는 펀치백 수령자를 현지 권투 업계와 관련된 회사로 적어놓는 등 나름 치밀한 준비를 했지만, 세관 관계자들의 의심을 피하지는 못했습니다.
세관당국의 수색 결과, 전체 무게만 해도 193㎏이 넘은 필로폰이 15개의 펀치백 속에 봉지에 담긴 채 각각 나뉘어 숨겨져 있었습니다.
필로폰 1㎏은 대략 3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알려졌습니다.
태국 마약당국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이번에 필로폰을 몰래 보내려던 마약 밀매업자는 이전에도 호주행 마약 밀반입 사건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호주 세관당국의 조엘 캐러서는 "호주에서는 매년 약 11t의 메스암페타민이 거래되면서 관련 시장이 형성됐다"면서 "태국과 같은 국가들에서 이를 붕괴시키는 것은 굉장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 접경 지역인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서는 최근 매년 합성 마약류인 필로폰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UNODC는 지난 2018년 대책 회의에서 골든 트라이앵글의 합성 마약 생산량이 주요 시장인 메콩강 유역을 포함한 동남아의 수요를 크게 웃돌면서 한국, 일본, 호주와 뉴질랜드 등이 밀매조직의 다음 공략 목표로 부상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