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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 수장 교체, 국제압력 수용 아닌 '승진 예고' 분석도

중국 신장 수장 교체, 국제압력 수용 아닌 '승진 예고' 분석도
미국의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 '외교 보이콧'의 주된 명분이 될 정도로 최근 신장 위구르족 인권 문제가 미중 양국 간의 가장 첨예한 갈등 요인으로 떠오른 가운데 신장자치구 1인자인 당 서기가 교체된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일각에서는 미국 등 서방의 강력한 압박에 중국이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신장 통치를 예고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반대로 중국이 신장 통제 성과를 인정해 기존 당 서기를 최고 지도부로 승진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관영 신화통신은 현지시간으로 어제(25일) 마싱루이 광둥성 성장이 새로 신장자치구 당 서기를 맡는다면서 기존 당 서기인 천취안궈가 물러나 향후 새 보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티베트 자치구 당 서기를 거쳐 지난 2016년 신장 1인자인 당 서기로 부임한 천취안궈가 강제 수용소 성격의 '직업 캠프' 운영 등 위구르족 인권 유린의 책임이 있는 대표 인사로 지목하고 지난해 7월 그를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습니다.

따라서 오랜 기간 중국에서 가장 민감한 두 성급 소수 민족 지역 통치를 주도해온 천취안궈 대신 우주항공 전문가로서 전형적 기술 관료인 마싱루이가 신장 일인자로 부임한 것을 두고 중국이 신장 '철권통치'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신장 전문가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인사 교체는 명백히 새로운 사고를 의미한다"며 "이번 교체는 정부가 신장 정책과 관련해 새로운 요소를 더하기를 희망한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중 신냉전 격화 속에서 중국이 극도로 민감한 핵심 주권 문제로 여기는 신장 문제와 관련해 대외적으로 굴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때문에, 천 전 서기가 내년 가을 열릴 20차 당대회에서 최고 지도부를 구성하는 정치국 상무위원으로까지 승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현재 당 총서기직을 겸직하는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7명으로 구성된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중국 공산당의 최고 수뇌 기구입니다.

내년 20차 당대회를 통해 장기 집권을 본격화하는 시 주석을 제외하고 리 총리 등 여러 상무위원들이 교체될 예정입니다.

주목되는 점은 천 전 서기의 나이입니다.

중국 공산당에는 당 최고위 간부들의 교체되는 당 대회가 열리는 해를 기준으로 67세까지는 계속 기용될 수 있고, 68세부터는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칠상팔하'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습니다.

1955년생인 천 전 서기는 올해 66세로 내년에 67세가 돼 승진이 가능한 나이에 해당합니다.

베이징의 정치 분석가인 우창은 "이번 교체를 국제적 압력에 대한 반응으로 볼 수 없다"며 "그런 압력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중국이 이번에 한 것은 그와는 반대가 되는 일로서 천취안궈가 더 높은 지위로 승진하고 신장의 통치 모델이 나라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대만 중앙통신사도 이와 같은 배경에 주목하면서 천 전 서기의 차기 상무위원회 진입 가능성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중앙통신사는 "천취안궈는 '칠상팔하'의 관례에 부합하는 나이의 인물"이라며 "그의 향후 동향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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