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감시탑 비운 사이 익사사고…안전요원 무죄, 왜?

수영장에서 익사 사고가 벌어졌을 당시 감시탑을 비워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수상 안전요원이 2심에서도 같은 판결을 받았습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1부(성지호 박양준 정계선 부장판사)는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38세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습니다.

A씨는 2019년 9월 26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의 공공 수영장에서 이용자(당시 50세)가 수영하던 도중 의식을 잃고 익사한 사이 감시탑을 비워 업무상 주의 의무를 어긴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A씨는 감시탑에 앉아 있지 않았지만, 수영장 레인 사이에 둔 의자에 앉아 감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숨진 이용자는 평소 수영장 바닥에 가까이 붙은 상태에서 잠영을 즐겨 했고, 사건 당일에도 잠영하고 있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런 점을 들어 A씨의 행위와 이용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망인은 평소 잠수 상태에서 헤엄칠 뿐 아니라 잠수한 채로 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경우도 많았다는데, 제자리에서 잠수할 때마다 망인의 상태를 일일이 확인할 의무를 피고인에게 지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는지, 또 감시 의무를 제대로 수행했다면 사망을 막을 수 있었는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고인이 감시탑 위에서 수영장을 조망했다 하더라도, 수영장 바닥에 가까운 곳에서 잠영하는 망인을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타당하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