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왜 치킨들은 작을까"…큰 닭고기 맛볼 수 없는 이유

<앵커>

최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치킨 가격을 잇따라 올렸습니다. 특히 가격은 올렸는데 닭고기 중량은 더 줄었다는 불만도 나옵니다. 

정말 그런지, 왜 다 비슷한 크기의 닭고기만 유통되는지, 박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치킨 한 마리, 다섯 군데에서 시켜봤습니다.

튀김옷 그대로 무게를 재봤더니 모두 1kg를 넘지 않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쓰는 이 닭은 도계 후 중량이 951g~1,050g 정도 됩니다.

왜 한결같이 작은 닭만 쓰고 큰 닭은 쓰지 않는 걸까?

양계농장부터 찾아가봤습니다.

이 업체, 10여 년 전부터 일반 닭보다 큰 2kg 넘는 닭 생산을 해왔던 곳입니다.

[곽춘욱/양계업체 대표 : (왜 (큰 닭을) 안 키우는 거에요?) 안 키우는 게 아니라 못 키웠다는 얘기입니다. 과거 우리나라는 축사 환경, 시설이 굉장히 열악했습니다. 1.5kg 닭으로 우리나라 시장이 굳어져 버린 겁니다. ((요즘은) 이 정도 크기의 닭을 찾는 데가 많이 없어요?) 큰 닭을 찾는 데가 많지가 않아요.]

왜 찾지 않는지, 이번엔 양계업체들의 닭을 납품받는 한 육계업체에 물어봤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체가 요구하는 것에 맞춰서 생산하는 것뿐이다"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업체에도 물었습니다.

"소비자가 가장 원하는 게 1.5kg 닭"이라고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 : 한 마리 기준으로 봤을 때는 10호 닭(작은 닭)이 가장 육질이 쫄깃하고 맛있어서…]

또 모든 설비가 1.5kg 닭에 맞춰져 있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습니다.

결국 생산부터 유통, 소비까지 모든 시스템이 작은 닭에 맞춰져 있어 추가 비용을 들여 굳이 큰 닭을 시장에 들일 이유가 없는 셈입니다.

양계농장은 육계업체를, 육계업체는 프랜차이즈를, 프랜차이즈는 소비자를 지목한 건데 정작 소비자들은 큰 닭 고를 기회조차 없었다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2010년 큰 닭 보급을 시도했던 국립축산과학원에도 문의해봤습니다.

마리 형태로 먹는 문화와 크기에 대한 소비자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하면서 큰 닭이 없는 게 공급자 탓이냐, 소비자 탓이냐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문제라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다만, '더 큰 치킨을 만나려면' 큰 닭을 생산, 유통하는 통로를 따로 만들거나 큰 닭에 맞는 새 조리법을 개발하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최준식, 편집 : 김인선, 디자인 : 성재은·안지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