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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숨진 아버지 곁에 장애인 아들 며칠째 방치

<앵커>

성탄절을 하루 앞둔 오늘(24일) 속옷만 입은 채 밖에서 추위에 떨고 있던 20대 지적 장애 남성이 구조됐습니다. 홀로 아들을 살뜰히 챙겨 온 아버지는 연락이 닿지 않았는데, 집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습니다.

신정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오늘(24일) 새벽 0시 10분쯤.

인천 계양구의 한 주택가 골목에서 속옷 차림으로 떠도는 20대 남성이 목격됐습니다. 

이 남성은 지적장애 1급으로, 이 건물 1층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62살 손 모 씨의 아들이었습니다.

[백태호/이웃 주민 : 위에 반 팔. 그리고 반바지. 그 차림으로 맨발로 왔다 갔다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와서 콜라를 달라고 하는 것 같아서 (챙겨서) 보내고.]

아들은 집 출입문을 열지 못해 한참 울부짖었고, 주변 이웃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강정규/이웃 주민 : 지나가던 어떤 여자 분이 112에 신고해서. 불이 켜져 있는 것 같은데 (경찰이) 문을 두드려도 안 열리니까.]

이웃들은 출동한 경찰에게 손 씨의 가게가 일주일째 문을 열지 않아 의아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평소 지병을 앓았던 손 씨가 올봄에도 갑자기 쓰러져 119를 부른 적이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은 이렇게 문을 강제로 뜯어내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집 안에서는 손 씨의 아버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망 후 며칠이 지난 듯 시신은 이미 부패한 상태였고 범죄 혐의점은 특별히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박지헌/인천 계양경찰서 순경 : 아드님이 저체온증이 의심돼 지구대에 비치되어 있는 이불을 가져와서 구급대가 올 때까지 일단 체온 유지를 시켰고요.]

이웃들은 부자 사이가 돈독했다고 말합니다. 

[안춘자/이웃 주민 : 엄청 잘했어. 아빠가 잘 챙겼어. 가게 하니까 2층에서 먹고 싶은 것 다 갖다 주고.]
 
이웃들의 관심 덕분에 구조된 아들은 병원에서 응급 처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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