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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국제노동계에 "강경화 지지 안 해" 입장문

민주노총, 국제노동계에 "강경화 지지 안 해" 입장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에 출마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국제노동계에 전달했습니다.

강 전 장관이 ILO 수장으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입장을 국내에서 여러 차례 밝힌 민주노총이 같은 주장을 국제사회에 피력하면서 약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작지 않은 타격이 예상됩니다.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어제(20일) 카텔레네 파스키에(네덜란드) ILO 이사회 노동자그룹 의장과 샤란 버로우(호주) 국제노총(ITUC) 사무총장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지난 15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강 전 장관의 면담 사실을 소개하면서 "강 전 장관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노총은 "양 위원장은 'ILO 사무총장은 국제 노동 기준을 정립·실행해야 하는 자리로, 노사정 3자 입장을 조율하는 중재자를 넘어 뚜렷한 지향·방향을 갖고 노동자 권리·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노동 현장 및 노사관계 현실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물이 ILO 사무총장에 적합하다고 본다는 입장을 강 전 장관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 전 장관은 지난 15일 면담에서 양 위원장에게 "내가 UN 등에서 인권 관련 업무를 오래 해 ILO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과 역량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놓칠 수 없는 기회 같다"며 지지를 요청했지만 결국 효과를 보지 못한 셈입니다.

강 전 장관이 양 위원장을 구속한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냈다는 점도 민주노총이 그를 지지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면담에서 한 민주노총 간부가 양 위원장이 서울 도심에서 불법 집회·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있던 올해 10월 초 강 전 장관이 입후보한 점을 언급하며 "용감하다"고 비판하자 강 전 장관은 "(구속에) 문제가 있다는 데 나도 충분히 공감한다"고 답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노동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당선 가능성이 낮은 강 전 장관의 출마를 무리해서 지원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ILO 차기 사무총장 선거는 내년 3월 25일 치러집니다.

정부그룹 정이사 28명, 노동자그룹 정이사 14명, 사용자그룹 정이사 14명 등 56명의 표결로 당선자를 결정합니다.

민주노총의 입장문을 받은 ILO 이사회 노동자그룹 의장과 ITUC 사무총장은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로 전해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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