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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동의 없이 시술" 내부 고발 후 전보 발령 (풀영상)

[끝까지판다] "동의 없이 시술" 내부 고발 후 전보 발령 (풀영상)

탐사보도팀

작성 2021.12.20 21:2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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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심장 판막에 어떤 이상이 생기면 그동안은 가슴을 연 뒤 인공 판막을 넣는 외과적 수술을 많이 해 왔습니다. 그러다 한 10년 전부터는 허벅지에 아주 작은 구멍을 낸 뒤에 혈관을 통해서 인공 판막을 심장까지 밀어 올리는 시술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의학 용어로는 이걸 TAVI 시술이라고 합니다.

생명과 직결된 심장을 다루는 치료법이고, 이 방법이 모든 환자한테 다 괜찮은 건지 아직 완전히 검증된 게 아니어서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전문의의 동의 아래 시술하도록 당국이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정부가 정한 이런 절차를 무시하고, 심지어 진료기록까지 위조했다는 내부 주장이 나왔습니다.

끝까지 판다팀 정반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9년 12월 서울의 한 대학에서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A 교수가 강의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각 A 교수가 순환기내과와 흉부외과 심장 통합진료에 참여해 TAVI 시술에 동의했다는 의료 차트가 작성됐습니다.

A 교수는 이 사실을 약 7개월 뒤 발견했습니다.

[A 교수/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 (2019년 12월경부터) 컨퍼런스(통합진료)가 유야무야 진행되지 않았고, 제가 사인한 적이 없는데 제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게 의아해서‥]

통합진료 원칙을 어긴 건 물론, 진료기록까지 위조한 정황입니다.

동료 흉부외과 의사도 비슷한 경험을 얘기했습니다.

[당시 동료 교수 : 부적절한 TAVI 시술이라고 생각되는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발견됐어요. 누가 사인을 했는지 알아보니까 제가 사인했다고 그러는 거예요. 무슨 휴가 때 사인한 것도 있고.]

의사 동의 없는 진료 기록 작성이 가능한지 이 병원 간호사를 접촉했습니다.

[전 서울성모병원 간호사 : 공용 파일이 있어요. 그 파일 안에 교수님들 아이디랑 비밀번호, 인증서 암호 이런 게 엑셀 파일로 딱 정리가 돼 있는 게 있거든요. 그 파일을 누구나 열어볼 수 있는 거죠.]

7개월 동안 이렇게 위조된 진료 기록으로 53건의 TAVI 시술이 이뤄졌다는 게 A 교수의 주장입니다.

외과수술은 약 500만 원 정도 드는 데 비해 TAVI 시술 비용은 건당 약 3천만 원.

이 중 20%는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고, 나머지는 환자 부담입니다.

[A 교수/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 TAVI 시술을 늘려서 병원에서 홍보를 많이 하고. 이게 고가의 시술이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그만큼 수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통합진료가 거짓일 경우 건강보험법 위반 혐의도 받을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 : 심장통합진료는 지켜야 되는 거고요. (심장통합진료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게 확인이 될 경우에는 저희가 (요양급여를) 다시 심사하거나 그런 사후 관리는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성모병원 측은 "지난해 코로나 방역과 임상강사 파업 등의 여파로 정상적인 병원 업무가 진행되기 어려운 현실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타비 시술 담당자는 "진료기록이 어떻게 작성됐는지 잘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공익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준호, CG : 조수인·임찬혁, 화면출처 : 유튜브 Gebruder Betz Medical Ani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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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진료 기록이 위조됐다는 주장이 나왔는데도, 그 진상을 밝혀야 할 해당 병원은 오히려 내부 고발했던 교수를 다른 병원으로 내보냈습니다. 병원 측은 정상적인 인사 발령이었다며 보복성 조치라는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계속해서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A 교수 등은 자신이 동의도, 서명도 하지 않은 진료기록과 시술의 문제를 병원 환자안전관리를 담당하는 팀에 알렸습니다.

그런데,

[A 교수/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 한 두 달이 지나도 특별히 사실관계를 조사한다든지 그런 게 전혀 없었고, 뭔가 일이 잘못되고 있구나….]

오히려 이상한 얘기들이 들려왔습니다.

[A 교수/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 환자들한테 신뢰를 줄 수 없어서 수술을 의뢰할 수가 없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전달받았고….]

지난 9월 타비 시술을 이끌었던 순환기내과 교수가 센터장으로 승진하자, A 씨는 곧바로 계열 병원으로 전보 발령이 났습니다.

[A 교수/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 그냥 새로 팀을 짜는 거다. 그리고 순환기내과에서 (저와) 일하기 불편하게 생각한다 (고 전해 들었습니다.)]

해당 센터장은 보복성 인사라는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B 교수/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해요. 흉부외과 자체 내에서 자기네들이 좀 더 이렇게 과 발전을 위해서….]

하지만 A 교수와 병원의 소명을 종합한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A 씨가 자신의 전문분야 수술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는 등 통상의 경우보다 더 실질적으로 불이익을 가하는 인사조치로 보인다.", "타비 시술과 관련한 A 씨의 문제 제기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그러니 A 씨에 대한 전보발령 효력을 정지한다는 겁니다.

병원 측은 순환근무 필요성 등 정상적인 인사 발령이었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CG : 강유라·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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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내용 취재한 정반석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TAVI 시술 자체의 안전성은?

[정반석 기자 : TAVI 시술 자체가 위험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시술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면 하루 이틀이면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이 빠르기 때문에 환자들이 많이 선호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심장 대동맥판막 외과 수술이 한 해 2천여 건 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최근 TAVI 시술도 1년에 1천여 건 가까이 이루어지고 있고요, 그 시술 기관에서 밝힌 성공률도 높은 편입니다.]

Q. 까다로운 승인 기준과 시술 절차, 이유는?

[정반석 기자 : 기본적으로는 생명과 직결된 심장을 다루는 치료법이기 때문인데요. TAVI 시술이 세계적으로 활성화된 게 10년이 좀 넘는데 예를 들어서 젊은 환자가 이 시술을 받았을 때 15년, 20년 그때 내구성이 안전한지 그런 장기적인 검증은 아직 이루어지고 있는 단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인력이나 설비 등을 평가해서 TAVI 시술해도 된다 승인을 해주고 매년 갱신을 해주고 있고요, 순환기내과랑 흉부외과 전문의가 모여서 이런 통합 진료를 하는 것 자체가 환자에게 최적의 진료법을 찾아주기 위해 전문가들의 상의하라는 그런 취지입니다.] 

Q. 통합진료 절차, 왜 지켜야 하나?

[정반석 기자 :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생명, 환자의 안전일 겁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TAVI 실적을 두고 병원들이 홍보 경쟁에 나서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흉부외과 학회 의사분들을 만나봤을 때 통합 진료, 즉 전문가들의 동의라는 것이 형식화돼 있다, 내지는 사후적으로 동의를 받는 경우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TAVI 시술이 앞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 환자의 생명을 위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는 이런 절차와 관행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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