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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확대…역시나 헛수고

<앵커>

아파트 단지에서 페트병 버릴 때 깨끗하게 씻어서 라벨도 떼고 버려도 대부분 헛수고에 그친다고 보도해드렸죠.

이런 투명 페트 분리배출 제도가 이달 말부터 다세대와 단독주택으로도 확대 시행되는데, 애써 따로 모아서 버리는 게 보람이 있는 건지, 장세만 환경 전문기자가 점검해봤습니다.

<기자>

지난달부터 투명 페트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한 주택가입니다.

골목길 한편에 재활용품 수거장이 있습니다.

일반 플라스틱 함과 별도로 투명 페트병 전용함이 생겼지만, 모르는 주민이 적지 않습니다.

[주민 : (이건 일반 플라스틱이고 이건 투명 페트인데 좀 헷갈리시죠?) 이거를(라벨) 떼어서 여기다 넣으라고?]

인근의 또 다른 수거장도 마찬가지, 투명 페트 전용함 안에 라벨이 붙은 페트는 물론 각종 플라스틱이 뒤섞여 있습니다.

[주민 : (투명 페트 별도 배출이) 잘 안 되는 거지. 토요일이나 일요일 되면 여기가 막 넘쳐서….]

폐플라스틱은 구청이 운영하는 공공선별장으로 모이는데 여기도 걸림돌이 있습니다.

투명 페트를 의류용 장섬유나 식품 용기에 쓰이는 고품질 원료로 만들기 위해서는 오염되지 않은 전용 시설에서 선별 작업을 해야 하지만, 전국의 공공 선별장 187곳 가운데 전용 시설을 갖춘 곳은 전체의 7%에 불과합니다.

환경부는 해마다 50억 원을 투입해 매년 20여 곳씩 전용 시설을 갖추겠다고 했지만, 나머지 선별장까지 모두 설치하려면 몇 년은 더 필요합니다.

준비도 하지 않고 시행부터 서두르는 겁니다.

[재활용업계 관계자 : (투명 페트 별도 배출이 이달 말에) 전국으로 지금 시행이 돼요. 그러니까 (정부가) 발표만 그렇게 해서 그냥 홍보만 하고 이게 사업이 되든 안 되든 이제 뒷전이라는 거죠.]

애써서 따로 모아놔도 뒤섞여서 처리되는 악순환이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은 시민들의 분리배출 참여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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