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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이라도…" 확진 할머니 손녀의 바람 이뤄졌다

<앵커>

사람 사이 따뜻한 소식도 준비했습니다. 98세 할머니가 병원에서 만난 고마운 사람들을 그 손녀가 알려왔습니다. 코로나에 걸린 할머니가 응급실에 겨우 입원했는데, 이곳에서 아주 특별한 생신 선물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하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린 시절 부모님이 바빠서 할머니 손에 자랐던 심은영 씨, 열흘 전 일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의정부에 사는 98세 할머니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 갔는데 입원 전 받는 검사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까지 받았기 때문입니다.

[심은영/제보자 : 화장실을 가시다가 미끄러지셨는지 쓰러지셨다고…. 이제 코로나 검사를 했는데 할머니가 양성이 나오셔서, 계속 병상은 안 나오고 새벽 두 시 반까지 발을 동동거리면서….]

병상을 구하지 못하다 수소문 끝에 찾아간 춘천의 한 대학병원.

코로나 환자 수용이 임시로 가능한 응급실에 가까스로 입원할 수 있었습니다.

며칠 뒤, 할머니 생신이 돌아왔지만 가족들은 면회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평생 잊지 못할 사진 1장을 받습니다.

미역국과 케이크, 고깔모자에 손편지까지, 바로 응급실 간호사들이 준비한 98번째 할머니 생신 파티 사진입니다.

[심은영/제보자 : 면회는 안 되고 너무 할머니도 보고 싶은 마음에 들어가진 못하고 '미역국이라도 해서 갖다 드리면 드시게 할 순 있겠냐' 그 얘기를 했더니 너무 먼 거리 오시지 마시고, 저희가 하겠다고…. 나중에 저녁에 사진이 온 거예요. 저 진짜 어제 펑펑 울었어요.]

응급실 생활을 마치고 할머니가 음압병실로 이동하는 날,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손녀가 병원을 찾았습니다.

[일일이 다 손으로 쓰셨어요? 이거 또 보내셨어요? (열흘 동안 고마웠다고…힘들어도 밤새 만들었어요.)]

[최은자/한림대학교 춘천 성심병원 간호팀장 : 아쉬운 거예요. 퇴근하면서 케이크를 하나 사다가 '오늘 98세 생신이시래, 시간이 되면 좀 챙겨 드려봐' 했더니…. 어머 그렇게까지 챙긴 거예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힘들고 어려운 세상에도 희망은 이어집니다.

[심은영/제보자 : 이렇게 좋은 의료진분들이 계셔서 정말 마음 따뜻한 세상이구나, 느꼈고 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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