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7일) 아침 신문들의 만평을 보니 소재가 비슷해요.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가족인데요, 그만큼 가족 리스크가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는 얘기겠지요. 경향신문은 이재명 후보의 매타버스나 윤석열 후보의 공정버스가 가족 문제로 사고가 났다는 내용, 중앙일보는 정책 경쟁할 틈이 없다는 내용, 한국일보는 대선이라는 링에서 맞붙은 후보가 서로 감점경쟁한다는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했네요. 만평들을 한 번 보시죠.
결국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아내 문제에 대해 사과했네요. 양복 안주머니에서 A4 용지를 꺼내서 미리 준비한 사과문을 읽고 허리를 숙였습니다. 윤 후보의 말을 소개해 볼게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국민 여러분께서 저에게 기대하셨던 바를 결코 잊지 않겠다" "과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를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만 한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 죄송하다"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는 수원여대 교수 초빙 지원서에 이력을 허위로 적는 등 여러 대학 강단에 서기 위해 지원서에 허위나 부풀리기 이력을 게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지요. 김 씨가 사과하기도 했지만 국민의 힘 안팎에서 후보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오늘 오후 기자들 앞에서 사과의 글을 읽고 머리를 숙인 겁니다.
앞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장남의 불법 도박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사실을 인정하며 곧바로 사과했지요. 언론 보도 몇 시간 뒤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어요. 속전속결식으로 사과하고 악재가 더 번지는 걸 차단하는가 했는데, 아들의 불법 도박뿐 아니라 성매매 의혹이라는 악재가 또 터져서 곤혹스러워졌습니다. 이 후보는 "저도 알 수 없는 일이긴 한데, 본인이 맹세코 아니라고 하니 부모 된 입장에서는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성매매 의혹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공방이 더 거세지긴 하겠지만 두 후보 모두 조기에 가족 리스크를 진화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건 읽을 수 있습니다.
가족 리스크로 지지율 촉각
가족문제, 후보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은?
왜 후보 가족을 검증해야 하는가
대통령 부인은 공직자에 준하는 역할을 수행하죠. 공식 행사도 많고요. 대통령 자녀는 공직자의 역할은 없지만 경호 등에 국가 예산이 투입되죠. 그래서 대통령 되겠다는 후보의 가족도 검증을 받아야 하는 겁니다. 도덕적으로 문제 없는지,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는지 등을 검증하는 건 중요하죠. 물론 검증을 이유로 사생활을 들춰내거나 무차별적으로 인신공격하면 안 되죠. 그건 검증이라고 볼 수 없으니까요. 과거 행적에 문제가 있었다면 진정성있는 사과가 필요하고, 법적인 문제까지 있으면 처벌 받는 게 당연합니다. 무엇이 사실인지 밝히고 문제가 있다면 진정으로 사과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 가족 리스크에 직면한 두 후보에게 그런 자세를 보여달라고 당부하고 싶네요.
이 글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SBS가 여론조사기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유무선 전화면접조사로 전국 유권자 1천16명의 응답을 얻었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SBS 뉴스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