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뉴스쉽] 부스터샷 맞으면 오미크론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나?

[뉴스쉽] 부스터샷 맞으면 오미크론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나?

그림으로 풀어보는 백신 이야기

이현식 D콘텐츠 제작위원

작성 2021.12.18 08:38 수정 2021.12.19 02:39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요즘 백신 맞으라는 기사를 쓰면 포털 댓글란에는 백신 불신, 나아가 백신 혐오론자들의 댓글 포화가 쏟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어제(17일) 오전에 우리나라 인구 중 3차접종(부스터샷)을 맞은 사람이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의 20%에 육박하는 숫자다. 60세 이상 인구 중에서는 51% 이상이 부스터샷을 맞은 셈이다. 

기자는 50대 남성으로, 1,2차 모두 아스트라제네카(AZ)를 맞았다. AZ백신만 맞은 경우 예방효과가 빨리 떨어진다는 기사가 자주 보이던터라, 지난 월요일 잔여백신 당일예약으로 모더나 부스터샷을 접종했다. 3차접종을 했다고 하니 주변사람 모두가 물었다. 아프냐고. 
(캡처) 12월17일 오후3시경 SBS 본사 주변의 잔여백신 현황

아팠다. 1,2차 때는 별다른 아픔 없이 수월하게 지나갔다. 이번엔 꼬박 이틀 하고도 반나절을 전신피로감, 발열, 두통, 몸살 등을 골고루 경험했다. 이 정도는 모든 나라의 보건당국이 말하는 정상적인 부작용 범주에 든다. 한자를 함께 표기하지 않는 요즘, 부작용이라 하면 아닐 부(不, negative)를 연상하기 때문에 '뭔가 잘못된' 증상이라는 느낌을 주는데, 원래 이 단어의 ‘부’는 버금 부(副, ‘부팀장, 부업, 부캐’ 할때의 ‘부’ )자다. 영어로는 ‘사이드 이펙트(side effect)’다. 백신을 개발할 때 의도한 반응은 아니지만, 백신이 제 효과를 내게 되는 과정에서 따라오는, 정상 범위에 드는 현상이라는 뜻이다. 

물론,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드물지만 발생한다. 이러한 위험을 과소평가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서 보이는 발열, 몸살기, 접종부위 통증 등은 정상적 반응의 범주 안에 드는 것이니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데, 다양한 부(副)작용을 경험해가며 백신을 맞아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는다 못막는다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과연 백신은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걸까? 백신과 관련해 뒤죽박죽으로 쓰이고 있는 개념들을 좀 알아야, 제각각으로 쏟아지는 기사들을 나름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세포를 어떻게 감염시키는지부터 아는 게 좋다.
[뉴스쉽] 대표이미지- 부스터샷 맞으면 오미크론 얼마나 막을 수 있나? 그림으로 풀어보는 백신 이야기

[백신 이해하기 1] 바이러스는 세포를 어떻게 감염시키나

 바이러스는 겉에 스파이크단백질이라는 튀어나온 부분을 가진다. 이것이 인간 세포의 자물쇠(수용체)를 여는 열쇠 역할을 한다. 수용체에 맞는 스파이크단백질이 닿으면, 인간세포의 문이 열린다. 바이러스는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 이것이 감염(infection)이다. 

감염 자체가 ‘아프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감염된 세포는 바이러스 복제 대량생산의 공장이 된다. 감염된 세포가 감당하기 곤란한 정도로 많아지기 시작하면 우리는 ‘어, 몸상태가 안좋다. 아프다. 병원 가봐야 하나’ 하고 느끼게 된다. 그 단계까지 가기 전엔 ‘무증상 감염’(증상 없음)과 '경증 감염 (감기 정도로 가볍게 앓음)'이 있다. 
[뉴스쉽] 스파이크단백질이 수용체와 만나

[백신 이해하기 2] 감염의 예방- 중화항체의 작용

위의 그림에서,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을 뭔가로 덮어 무력화시키면,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그 '뭔가'가 중화항체다. 
[복습] 바이러스를 '중화'한다는 것은, 바이러스가 세포의 문을 여는 장치를 못쓰게 만드는 것.
중화항체를 만드는 면역세포를 B세포라 한다. B세포는 T세포에게서 신호를 받아 중화 활동을 한다.
 
[뉴스쉽] T세포의 기능1- B세포에게 항체를 만들도록 시킴

[백신 이해하기 3] 그래도 감염되면? -T세포의 역할

그래도 바이러스가 많이 들어오면, 감염되는 세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면 감염된 세포는 자신을 감염시킨 바이러스의 일부 조각(펩타이드)을 표면으로 밀어올린다. 이것이 신호가 된다. 전투로 치면, 폭격기에게 폭파 대상을 알려주는 표지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폭격기에 해당하는 T세포는 이를 감지하고, 감염된 세포를 파괴한다. 감염된 세포를 그대로 두면 바이러스를 계속 생산해서 우리 몸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뉴스쉽] T세포의 역할 2: 감염된 세포를 파괴

[백신 이해하기 4] 그러면 백신은 뭘 하는가?

 백신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위와 같은 작용을 잘 하도록 훈련시킨다. 1단계로는 중화항체를 만들어 내도록 면역시스템을 활성화한다. 1단계가 뚫려 감염되는 세포가 늘어나면,  2단계로는 T세포가 나서서 감염된 세포를 파괴함으로써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도록 한다. 전투에서, 방어선을 넘어오는 적군을 맞아 싸우는 것과 비슷하다.

과거의 백신은 적군을 직접 잡아다 무기를 뺏거나 반쯤 죽여서 훈련용으로 썼다면, 최근에는 모의적군을 만들어서 시뮬레이션으로 스마트하게 훈련하는 방식을 쓴다. 그게 특정한 적군에 맞춰 훈련을 설계,실행하는데 더 빠르고 안전하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mRNA 백신이다. 
 

[백신 이해하기 5] mRNA 백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앞서, 바이러스는 인간세포의 문을 열기 위해 ‘스파이크 단백질’이라는 열쇠를 표면에 갖고 있다고 했다. 이 스파이크단백질을 어떻게 만들지, 그 설계정보를 담은 유전물질이 mRNA다. 백신제조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관한 m-RNA를 실험실에서 만들어낸다. 이것은 사람 몸 속에 들어가면 흩어져 없어지기 쉬우므로, 보호껍질에 싼다. 우리가 맞는 주사에는 이런 미세한 알갱이가 잔뜩 들어있다.
[뉴스쉽] mRNA 백신의 원리1-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 생성 정보를 분리, 보호껍질에
 근육에 주사되면, 백신 알갱이는 우리 몸 속의 세포에 달라붙어 코로나바이러스의 mRNA를 옮겨놓는다. mRNA는 ‘리보솜’이라 불리는, 세포속에 있는 단백질 생성장치에 ‘설계대로 스파이크단백질을 만들어라’는 지시를 전한다. 그러면, 해당 세포의 표면에는 마치 코로나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것과 같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돋아나게 된다. 
뉴스쉽/ mRNA백신의 기능 2- 인간세포에 들어온 뒤, 스파이크단백질을 복제생산
그러면 우리 몸은 이 스파이크단백질을 '침입자의 표식'으로 간주하고, 앞서 '백신 이해하기 2,3' 항목에서 설명한 바와 같은 면역작용을 일으킨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실제로 침투해 인간 세포를 감염시키려 한다고 간주하고 항체를 만들고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헬스클럽에 가서 고강도 PT를 받으면 며칠동안 근육통으로 고생하지 않는가? 백신 부작용으로 따라오는 몸살 발열 등은 그와 같은 것이다.

주어진 임무를 마친 mRNA는 일정시간이 지나면 파괴되어 소멸된다. 일부 가짜뉴스 전파자들은 mRNA백신을 맞으면 그 mRNA 물질이 우리 몸의 DNA를 손상시킨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그건 mRNA백신의 원리상 말이 안되는 주장이다. 백신에 담긴 mRNA는 우리 몸속 세포의 핵 안에 든 DNA에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훈련을 실전처럼 하면 좋다고 하지만, 실제 적군을 우리 몸속에 들여놓았다가 수비대의 방어가 시원치않으면 병에 걸려버리는 수도 있다. mRNA백신은 그런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거한 것이다. 적군으로 간주할 수 있는 ‘식별표식’만을 우리 몸속에서 카피해 만드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주사로 들어온 mRNA물질의 효과로 우리 면역체계가 훈련을 마치고 코로나19바이러스를 중화시킬 항체를 본격생산하기까지는 대략 2주 정도 걸린다. 그래서, 백신2차접종을 마친 뒤 며칠 안된 사람들이 감염-확진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중화항체는 초기에 많이 나온다. 몇달 지나면 주사 맞은 사람의 혈액 속에서 검출되는 중화항체의 양은 많이 줄어든다. 그래도 '훈련의 기억'은 남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면역세포들은 인지->식별->항체 생성->중화(무력화)-> 감염된 세포 파괴 등의 반응을 착착 진행한다. 

[백신 이해하기 6] 그런데, 변이가 일어났습니다.

문제는, ‘잘봐, 이게 코로나19 바이러스야’ 라고 백신이 가르쳐준 것과 다르게 변장한 바이러스가 들어올 경우다. (즉, 돌연변이 스파이크단백질을 장착한 바이러스가 침입하는 경우)
뉴스쉽/ (색깔 안바뀌는) 오미크론, 항체 속이는 돌연변이

예상 적군을 얼굴생김만 갖고 기억하는 외곽의 경계 병력이, 민간인으로 변장한 적군을 맞닥뜨린 경우를 생각해보자. 경계병들이 처음엔 식별 못하고 방어선을 통과시켜줄 수 있다. (즉, 중화항체가 제 역할을 못함).  그러나 적군의 다른 특징들(걸음걸이 같은 습관, 덩치 등등)을 기억하고 있다면, 그리고, 잠입한 적군이 우리 몸을 휘젓고 다니며 벌이는 짓들을 감지한다면, 2선 3선의 방어 병력은 1차 방어선 안으로 침투한 적군을 격멸하기 위해 싸울 것이다. 만일 그 적군이 진지를 점거하고 저항한다면, 그 진지를 폭파시켜서라도 적군을 퇴치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 몸의 면역세포(T세포)들은 그렇게 한다. 세포가 변이 바이러스에 속아 일단 감염되더라도, 감염된 세포가 늘어나 우리 몸을 많이 아프게 하기 전에 감염된 세포들을 파괴해 더이상의 피해를 막는다.
 
중간정리를 하자면, 백신은 
        1) 중화항체도 만들도록 하지만 
        2) T세포 등의 면역활동도 강화한다.

 2)의 효과는 1)의 효과보다 더 오래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에 대해서라면 1)은 길어야 5-6개월, 빠르면 2-3개월안에 사라지지만 2)는 그보다 훨씬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2)는 특정한 스파이크단백질에 대해서만 발동되는 게 아니다. T세포는 바이러스 표면에 돋아난 스파이크단백질 외에도 다른 여러가지 부위와 신호로 위험한 바이러스를 감지하므로, 변이 바이러스에 잘 속지 않고 제 할 일을 한다.
따라서, 이렇게 유추할 수 있다. 백신을 설계대로 다 맞으면,
     1) 항체 양이 줄어서 감염되더라도, 또는 변이에 감염되더라도 
     2) 증상이 심해지지 않고, 빨리 나을 수 있다.
 

[백신 이해하기 7] 그런데 왜 자꾸 '백신 효과없다'는 말이 나올까?

 그건, 우리가 면역의 다양한 측면 중에서 중화항체만 갖고 얘기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 중화항체는 혈액을 뽑아서 검사해보면 비교적 쉽게 검출할 수 있다. 비교적 연구가 수월하다. T세포의 활동은 훨씬 어렵고 복잡하며, 검출-측정하는 것도 더 어렵다. 또, 코로나19라는 질병의 확산 초기를 생각해보면, 일단 감염 자체가 안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1차 방어선 역할을 하는 중화항체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측면도 있다. 

그런데 요즘 외국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보면 중화항체만 갖고 얘기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번역된 우리말 기사에선 ‘백신의 예방효과’라고 뭉뚱그려져 있지만,  ‘증상의 발현을 방지하는 효과’, 입원(까지 가는 꽤 심한 증상)을 방지하는 효과’ ‘(사망을 포함한) 위중증을 방지하는 효과’ 등으로 나누어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원래 백신은 후자를 더 중시한다. 기사를 볼때는 어떤 효과를 얘기하는 건지 유의해서 읽어야 한다.

그러면 이제, 기존 백신과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최근의 주목할 만한 외신기사를 읽어보자.
 

[백신 기사 읽기 1] 기존 백신, 오미크론에 효과 없다? 부스터 샷은 효과 있다?

이번주 들어 국내 언론에는 이스라엘 연구결과를 소개하는 기사가 많이 실렸다. 어떤 매체는 '기존백신 접종 완료해도 오미크론에는 물백신' 이라는 식의 제목을 달았고, 어떤 매체는 '부스터샷 맞으면 오미크론 예방능력 100배'라는 제목을, 또 어떤 매체는 '부스터샷 맞아도 오미크론 대응능력은 델타 대비 4배 낮아' 등의 제목을 달았다.  11일 토요일 저녁에 연구자들을 직접 만나 설명을 들은 예루살렘 포스트의 기사 제목은 이렇다.
"화이자 3차까지 맞아도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델타에 대해서보다 효과가 1/4이다". 이게 무슨 효과를 말하는 것인지, 어떤 분석이 이뤄진 것인지, 앞선 그림설명들을 토대로 살펴보자.
[뉴스쉽] 예루살렘 포스트 제목- 오미크론과 부스터샷 효과
코로나19에 관해 여러 선도적인 연구성과를 내놓은 이스라엘 시바(Sheba) 메디컬센터는, 환자들을 접하는 자기네 직원 40명의 혈청을 채취했다. 이들 중 20명은 한 달 안에 화이자 부스터샷까지 맞은 사람들, 나머지 20명은 6개월전 화이자 2차접종을 마쳤고 부스터샷은 맞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혈청에는 백신의 효과로 형성된 코로나19 중화항체가 들어있을 것이었다. 실험을 주관한 길리 레게브 요카이 교수는 이들의 혈청이 든 시험관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집어넣고, 항체가 바이러스를 어느 정도나 중화하는지 관찰했다.
[뉴스쉽] 중화항체,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단백질을 무력화
 그 결과, 부스터샷을 맞지 않은 사람의 혈청은 델타 변이나 최초의 우한 바이러스는 '어느정도(some)' 중화했지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거의 중화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의 기사에는 어느 정도로 못하는지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지 않았는데, 남아공 등 다른 나라 기관들의 연구들은 1/40 이상으로 떨어지더라고 밝힌 바 있다.)

부스터샷을 맞은 사람들의 혈청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넣었을 때는 상황이 좀 나았다고 한다. 부스터샷을 안 맞은 사람들의 혈청보다는 중화 성능이 100배 가까이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다만, 그래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성능에 비해서는 4분의 1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실망할 일은 아니며, 꽤 낙관적인 결과라는 게 레게브 요카이 교수의 말이다. 
[뉴스쉽] 길리 레게브 요카이 교수, 이스라엘 시바 메디컬, 오미크론, 중화, 낙관적, 부스터샷
이 연구는 다른 학자들의 검증을 거쳐 상세한 데이터와 함께 조만간 미국의 권위있는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오브 메디신(NEJM)에 게재될 예정이다. 레게브 요카이 교수는 이 연구가 '실험실 차원'에서 '중화항체'의 활동만 관찰했다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앞선 설명그림 중에서 '백신 이해하기 3. T세포의 역할(2)를 기억하시는지? 
[뉴스쉽] T세포의 역할 2: 감염된 세포를 파괴
  이런 작용도 우리 몸을 질병에서 보호하는 면역활동의 중요한 일부인데, 이번 연구의 '예방효과 몇 배' 하는 내용에서는 이런 작용이 빠져있다는 뜻이다. 
 

[백신 기사 읽기 2] 영국 연구: 부스터샷 맞으면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70% 넘는 예방 효과?

이번에는, 백신 접종자들이 실제로 어느 정도나 병원에 입원하는지, '리얼 월드 데이터'를 취합한 영국의 최근 연구를 살펴보자. 이 연구 리포트는 우리 질병청이 국내 전문가들과 함께 16일 브리핑에서 소개하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12월10일자로 발표되었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이 델타 감염자 56,439명, 오미크론 감염자 581명의 케이스를 분석한 것이다. 

국내 매체들에는 이런 문장으로 많이 보도됐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2회 접종하고 3차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경우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71%의 백신 효과를 보였으며, 3차례 모두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경우 76%의 백신 효과를 보였다. 델타 변이에 대한 효과는 AZ-화이자 교차 접종군에서는 94%, 화이자 접종군에서는 93%로 확인됐다.”

앞선 긴 설명을 읽어주신 여러분은 이제 '백신 효과'라는 용어가 모호하다고 느낄 것이다. 리포트 원문에는 '증상이 나타나는 정도의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라고 나온다. 국내에서 백신의 예방효과를 말할 때는 대체로 '감염 자체를 막아주는 효과 (중화 효과)'를 의미하는 경향이 있다. 이 연구에는 그러한 수치가 나오지 않지만, 만일 그런 수치를 따진다면 기사에 나오는 71%, 76%, 94% 등의 숫자보다는 훨씬 낮은 수치가 나올 것이다.  무증상 감염도 많기 때문이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의 연구 리포트 중 우리 눈길을 가장 끌 만한 그래프 하나를 보자. 
[뉴스쉽] 영국 보건안전청, 부스터샷 이후 오미크론 증상예방효과 증대 그래프
연구자들은 접종완료 2-9주 지난 사람들의 증상발현 예방율이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매우 높게 나온 이유를, '최근에 백신을 맞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 이후로는 6개월이 될 때까지 증상발현 예방율이 점차 하락한다. (감염 자체의 예방율은 더 급격하게 떨어졌을 것이다.) 그러다가 부스터샷을 맞고 2주가 지나면 증상발현예방율은 급격히 오르는 양상을 보인다.

이 외에도 다양한 초기연구 결과들이 외신을 통해서 소개되고 있는데, 대체로 여기 소개한 연구들과 흐름이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 기사들을 읽을때는 중화 항체 효과에 대한 이야기인지, (T세포 등의 기능까지 고려한) 증상 및 입원 예방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인지 가려가면서 읽는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주요국 보건당국이 부스터샷을 강력히 권고하는 이유

최근 당국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루에도 몇차례씩 부스터샷 권고 문자를 보내고 있다. 영국 미국 등 주요국가들에선 증상이 심해진 사람들이 병원에 한꺼번에 몰려드는 걸 방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방역을 진행해 왔다면 우리는 감염 자체를 사전차단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 왔는데, 2차 접종을 마친 사람들에게서도 델타변이 바이러스를 중화시킬 항체 값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캡처] 질병관리청 정책브리핑 카드뉴스
그 결과는 이런 주간 그래프로 나타나고 있다.
[출처] 질병관리청 홈페이지
 보건당국은 부스터샷(3차접종)이 12월3주차 이후의 그래프 기울기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스쉽] 질병청 그래픽 재제작- 3차접종(부스터샷) 기대효과
기존 접종의 효과가 고연령층에서 빨리 떨어졌던만큼, 이러한 부스터샷 효과는 고령층일수록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다음과 같은 예상치를 제시했다.
[뉴스쉽] CDC- 화이자 부스터샷 1백만회당 입원예방 vs 심근염 예상치
 이 예상치에 따르면 18세 이상 어느 연령대에서나 심근염 발생 위험 건수보다는 입원방지 가능 건수가 훨씬 많지만,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위험대비 긍정적 효과가 커진다. 젊은 층에서는, 입원해야 할 정도로 증상이 심해지는 걸 예방할 목적이라면 굳이 3개월만에 부스터샷을 맞아야 하느냐, 좀 고민이 될 수도 있다. 특히 1,2차때 부작용을 강하게 경험한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다.  해외 전문가들도 젊은 층의 부스터샷 필요성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면역이 왕성한 청년이나 청소년들은 굳이 부스터샷까지는 안맞아도 된다는 의견을 가진 해외전문가들 중에는, 감염 자체의 방지를 목표로 삼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이 정도에서 이미 충분히 긴 기사를 끝내려 했는데, 지인이 기사 하나를 카카오톡으로 보내왔다. 어차피 문제의 기사를 거론하는 댓글이 달릴 것 같아서, 이것도 다루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P.S. 백신 맞은 사람이 죽을 확률이 더 높다고? - 그 주장이 착각인 이유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사람 중 백신 맞은 사람이 안맞은 사람보다 몇명 더 많으니 백신은 효과 없는거다, 백신접종을 밀어붙이는 정책을 중단하라고 어느 국회의원이 주장했다는 기사였다. 그 주장은 엉터리다. 이유를 그림으로 설명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먼저,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실 주장을 간단한 도해로 만든 것이다.
[뉴스쉽] 사망자 중 절반은 백신접종, 절반은 미접종
  숫자 자체만 보면 실제로 위와 같은 그림이 나온다. 이것만 보고 섣부른 결론을 내린 것이 문제다. 이제, 여기서 쭉 뒤로 물러나서 그림의 전체를 보자. 이런 모습이 된다.
[뉴스쉽] 움짤/ 최춘식 의원실 통계해석 오류
 우리나라에서 백신을 한번 이상 맞은 사람은 4천3백만 명이 넘는다. 전체 인구 대비 84%에 이른다. 그러니, 그 중에 극히 일부만 숨져도 안맞은 집단에서 숨진 사람만큼 숫자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엔, 계산을 간단하게 하기 위해 단순화한 숫자를 가지고 생각 실험을 해보자. 100명 중 백신을 한번 이상 맞은 사람이 80명, 안맞은 사람이 20명이라고 치고, 양쪽 집단에서 4명씩 사망한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뉴스쉽] 생각실험- 인구 100명 중 접종자와 미접종자, 4명씩 죽는다면
그러면, 총 사망자 8명 중 백신맞은 사람 4명, 안맞은 사람 4명이 된다. 이걸 갖고 백신 맞아도 절반 죽는다는 식으로 얘기하면 틀린 것이다. 백신 맞은 집단에서는 80명 중 4명 사망했다면 20분의1, 5%가 죽은 셈이다. 백신 안맞은 집단에서는 20명 중 4명 사망이면 5분의 1, 20%가 죽은 셈이다. 백신 접종한 쪽과 접종 안한 쪽, 어느 쪽의 사망 위험이 훨씬 높은가? (다시 말하지만 이는 이해를 돕기위해 숫자를 단순화한 ‘생각 실험’이다. 실제 치명률은 이보다 한참 낮다.)

문제의 의원실 주장이 맞으려면, 이런 주장이 참이어야 한다.
“내가 오늘 로또를 사서 1등 당첨될 확률은 50%다. 왜냐? 되거나, 안되거나 둘 중 하나이니까.”

그런 무모함으로 로또를 사는 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지만, 엉터리 주장으로 남들까지 백신을 혐오하게 만드는 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일이다. 

[구성 : 이현식 선임기자(D콘텐츠 제작위원), 장선이 기자 / 디자이너 : 명하은, 박정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