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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가로막힌 아파트 정문…길 없어 1년 방치

<앵커>

경기도 용인에 있는 2천 세대 가까운 임대아파트단지입니다. 보기만 해도 새 아파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어진 지 1년이 거의 다 돼 가는데, 아직도 이 아파트에는 사람이 살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파트 정문 바로 앞이 산에 가로막혀서 드나들 길이 없다 보니까 아파트 분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상우 기자 리포트 먼저 보시고, 이야기 더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경기도 용인시청 바로 맞은편에 있는 최고 높이 38층짜리 아파트단지입니다.

올해 초에 이미 다 지었는데, 아파트로 들어가는 길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아파트 관리인 : (여기가 정문이 아닌 거예요. 그럼?) 정문이 아니죠? 임시죠. (임시도로요? 안에 못 들어가 보나요?) 안 되죠. 당연히.]

공사하는 동안 남의 땅 빌려서 길로 썼는데, 지금은 아파트 사방이 막혀버렸습니다.

진입로가 있어야 할 정문 앞은 커다란 산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근처 주민 : (정문 앞이 그냥 산이네요.) 맹지죠. 그러니까 꼼짝 못하고 있는 거예요.]

진입로가 없다 보니까 보통 도로 아래에 까는 수도와 가스배관도 설치하지 못했습니다.

[근처 주민 : 물도 없고, 전기도 없고, 가스도 없고 그냥 썩고 있는 거예요.]

이 단지는 국토교통부 산하 주택도시보증공사, 이른바 허그가 1천950세대 규모 임대주택으로 지었습니다.

공사 시작 때부터 길이 없다는 문제가 지적됐지만, 그대로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공사 때 사용한 임시도로는 민간 개발사업자 소유여서 다시 덮어야 합니다.

도로를 낸다면 이 땅을 사서 해결해야 하는데, 공사가 끝날 때까지 합의를 못 한 것입니다.

[용인시청 관계자 : 뉴스테이 사업자가 역삼조합(민간 개발사업)과 협의해서 이 도로(진입로)를 개설하고 입주 6개월 전까지 기반시설을 완료해야 된다는 (조건부로 승인을 내줬습니다.)]

허가를 내준 용인시청은 중재를 하고 있다면서도, 양측이 끝내 합의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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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경기도 용인 임대 새아파트

Q. 임대아파트인데, 공공자금 들어간 것인가?

[한상우 기자 : 그렇습니다. 한 5천억 좀 넘는 허그 돈이 들어갔는데요. 이 돈 우리 국민들이 주택청약, 주택채권 이런 것을 모아놓은 주택도시기금을 꺼내서 쓴 것입니다.]

Q. 국민 돈 5천억, 사실상 방치…어쩌다 이렇게?

[한상우 기자 : 그렇습니다. 지금 아까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사실 이 아파트 지을 때 그 아파트단지 앞에 민간 아파트 개발 단지가 있습니다. 용인시는 허가를 내주면서 이 민간 아파트단지도 어차피 길을 내야 하니까 같이 쓰는 길이니까 합의를 해서 반반씩 돈을 내서 길을 내라 이런 목적으로 허가를 해준 것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아파트단지에 아직 지어지지도 않고 허허벌판입니다. 그러니까 민간 아파트단지에서는 우리 땅에 길을 냈는데 우리가 쓰지도 않는 길이니까 왜 우리가 돈을 부담하냐 이러면서 지금 길이 안 생긴 것이죠.]

Q. 임대아파트라 속수무책?

[한상우 기자 : 그렇습니다. 만약에 이 사업 자체가 민간 분양이었다면 분양 하루하루 늦어지면 그것이 돈하고 직결되지 않습니까? 훨씬 문제가 빨리 해결될 수 있었을 텐데 이 허그, 돈을 5천억 넘게 낸 허그한테 오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서 문의를 했더니 서면으로 답이 왔습니다. 서면으로 답이 왔는데 여기 이제서야 민간 아파트 조합하고 길 어떻게 낼지 합의하고 있고, 길 내는 데 돈이 얼마가 드는지 산정하고 있다, 이런 답이 왔는데 이 협상이 잘 된다고 해도 지금 아까 보셨듯이 정문 앞의 산을 깎아서 길을 내야 하거든요. 이 산 깎아서 길 내고 그다음에 준공 허가 나고 분양하고 난 다음에 입주, 이 단계까지 거치는 데 한 상당 동안 저 큰 대단지 아파트가 빈집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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