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지하철 승강기, '재가동 시늉' 혹은 '준비 중' 되풀이

<앵커>

민간에서 관리하는 서울 지하철역 승강기 여러 대가 방치돼 있다는 소식 지난 7월에 전해드렸습니다만 아직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하루에 몇 시간만 운영하거나 계속 멈춰있는 승강기 문제, 박찬범 기자가 후속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7월 4일, SBS 8뉴스 : 상당수가 고장 난 채 방치돼 있고, 17년 넘게 멈춰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SBS 보도가 나간 이후 서울시가 운행을 재개하라는 공문을 발송해 지난 9월부터 다시 가동에 들어간 건대입구역 1번 출구 승강기.

7개월간 멈췄던 운행을 다시 시작한 건데 시간이 제한적입니다.

관리 주체인 건물주가 평일은 새벽 3시간, 오후 2시간만 운행하고 주말에는 멈추도록 했기 때문입니다.

건물주 측은 전기료와 수리비 등 유지 비용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건물 관리인 : 좀 우리가 뭐 어떻게 방법이 없으니까, 여기는 이제 막 돈(전기료)이 많이 나오니까….]

노약자와 장애인, 임산부들도 별수 없이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건대 입구역 이용객 : (주말에는 아예) 운영을 안 해요. 그러니까 불편해 죽는다니까 노인네들이….]

고장 이후 3년째 멈춰 있는 가산디지털단지역 2번·3번 출구 에스컬레이터.

지난 8월, 유지관리 의무가 건물주 측에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고 서울시가 수리를 요청했는데도 운행 준비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김종필/가산 디지털단지역 이용객 : 상가에 연락해도 안 되고, 역 사무실에 해도 안 되고, 나도 지금 장애 복지카드 가지고 있는데 너무 불편한 거예요.]

휠체어 리프트도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장애인이 기기를 이용해서 이쪽으로 올라온다고 해도 양측 출구 에스컬레이터가 운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쓸모가 없는 셈입니다.

민간이 유지 관리 책임이 있는 서울 지하철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 101대 가운데 고장으로 멈춰선 건 10대입니다.

이 가운데 4대가 서울시와 소송을 했거나 법적 분쟁이 예고돼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하철역에서 건물로 바로 이어지게 해주는 대신, 건물주가 승강기 관리를 담당하는 계약을 맺고 운행을 시작했던 시설들입니다.

사회적 약자의 편의가 뒷전으로 미뤄지지 않도록 지자체의 지속적인 감시와 함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CG : 이종정·강윤정, VJ : 노재민)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