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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멸종위기' 흑표범 잡아먹은 태국 재벌, 이례적 징역형

[Pick] '멸종위기' 흑표범 잡아먹은 태국 재벌, 이례적 징역형
▲ 쁘렘차이 까르나수타 ITD 회장

태국의 야생 동물 보호 구역에서 멸종위기종인 흑표범을 사냥해 잡아먹은 혐의로 태국 건설 재벌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8일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태국 대법원은 흑표범을 비롯한 야생동물을 밀렵한 혐의를 받는 쁘렘차이 까르나수타 이탈리안-타이 개발(ITD) 회장에게 가석방 없는 징역 3년 2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ITD는 태국의 거대 건설기업으로, 수완나품 국제공항을 건설하고 방콕의 대중교통인 스카이 트레인 시스템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2018년 2월 3일 쁘렘차이 회장 일행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태국 퉁야이 나레수안 국립공원에서 멸종위기종인 흑표범과 사슴, 꿩 등 야생동물을 밀렵했습니다.

당시 총소리를 듣고 출동한 국립공원 직원들은 쁘렘차이 회장 일행을 찾았고, 이들로부터 3정의 사냥총과 수백발의 탄창을 압수했습니다. 직원들이 출동했을 때 흑표범은 이미 가죽만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야생동물 밀렵한 재벌,  유튜브 캡처 (Eagle News,The Phuket News)
▲ 현지 경찰이 발견한 흑표범 가죽
야생동물 밀렵한 재벌,  유튜브 캡처 (Eagle News,The Phuket News)
▲ 현지 경찰이 찾아낸 대형 코끼리 상아

불교 국가인 태국에서 살생은 불경한 행위로 평가될 뿐만 아니라, 그간 태국 사법부가 재벌들의 징역형을 면해주는 등 '유전무죄' 판결을 내려온 전력이 있어 태국 시민들은 쁘렘차이 일행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수사를 이어가던 현지 경찰은 쁘렘차이 회장의 집에서 여러 정의 총기와 4개의 대형 코끼리 상아를 찾아냈습니다. 이에 경찰은 혐의를 추가해 쁘렘차이 회장을 포함한 4명 전원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 재판부는 쁘렘차이 회장에게 1년 4개월의 징역을 선고하면서 동행한 가이드에게는 3년 5개월 징역을 선고해 또다시 태국 시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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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시민들이 그린 흑표범 그림

게다가 쁘렘차이 회장은 2심을 앞두고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석방됐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태국 누리꾼들은 SNS와 오프라인에 흑표범을 사진을 게시하거나 그리며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거센 여론에 결국 태국 대법원은 쁘렘차이 회장에게 가석방 없는 징역 3년 2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습니다. 쁘렘차이는 앞서 혐의를 부인했다가 이후 자신의 행위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쁘렘차이 회장에게는 징역형 외에도 200만 바트(한화 약 7천만 원)의 벌금을 납부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그와 함께 체포된 운전사와 사냥꾼 또한 징역형과 벌금을 선고받았습니다.

태국 사법부가 재벌에게 실형을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앞선 2012년에는 레드불 공동 창업주 3세가 방콕 시내에서 과속해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했지만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고 해외로 도피하는 등 방관 수사를 이어왔기 때문입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The Thaiger', 'Eagle News', 'The Phuket News'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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