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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10년 간병한 남편 '새벽 기도 강권'에 살해한 아내…대법원 판단은

[Pick] 10년 간병한 남편 '새벽 기도 강권'에 살해한 아내…대법원 판단은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고 후 거동이 어려워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아내가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아내 A 씨의 상고심에서 1심에서의 무죄 판단을 깨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2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오늘(10일) 밝혔습니다.

지난 2017년 12월 A 씨는 교통사고로 뇌병변 2급 장애를 앓게 된 남편 B 씨와 새벽 기도 문제로 말다툼을 하다가 B 씨를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B 씨가 2007년 교통사고를 당한 후 혼자서 거동이 어려워지자 A 씨는 B 씨의 대·소변까지 받으며 10년간 간병했습니다. 남편에게 매년 드는 병원비만 700만 원에 달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A 씨는 2017년부터는 직장까지 그만두고 간병에 전념했습니다.

하지만 10년간 병석에 누워 있던 B 씨가 A 씨에게 "매일 새벽 5시부터 3시간씩 함께 기도하자"라고 강권했고, 누적된 스트레스를 못 이긴 A 씨가 말다툼 중에 B 씨를 질식사에 이르게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숨진 B 씨의 목 부위에서는 피부 벗겨짐, 근육의 국소 출혈, 연골 부분 골절이 있었고 얼굴 피부와 볼 점막 등에도 상처가 있었습니다. 법정에서 A 씨는 사건 전날 밤 고통과 불만을 표출하며 B 씨의 뺨과 목 부위를 친 사실은 있지만 B 씨의 목을 조르거나 코와 입을 막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1심은 "A 씨가 살인의 고의로 목을 조르고 코와 입을 막아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2심은 A 씨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B 씨가 질병·사고·자해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차례로 검토한 뒤 타살이라고 본 겁니다.

숨진 B 씨의 얼굴에 손톱자국으로 보이는 10개 이상의 상처가 있었고, 이가 거의 없어진 입 안에서 볼 점막 상처가 발견된 점 등이 사망 원인인 외력이 존재했다는 추정의 근거가 됐습니다.

2심 재판부는 또 오랜 병간호로 우울증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A 씨가 B 씨와 자주 부딪치게 된 것이 살인 동기로 작용했을 것이라고도 판단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엄중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라고 적시하면서도 "A 씨가 간병으로 인한 경제적·정신적 어려움을 겪어야 했고, 피해자의 형, 동생이 선처를 원하고 자녀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양형 기준보다 낮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2심의 법리 판단을 살펴본 대법원은 문제가 없다고 보고 선고를 확정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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