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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 널뛰기·코로나 결손·문제 오류 논란…엎친 데 덮친 수능

난이도 널뛰기·코로나 결손·문제 오류 논란…엎친 데 덮친 수능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널뛰기 난이도'는 물론이고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조절 실패, 출제 오류 논란까지 겹쳐 수능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올해 수능은 국어영역에서 수험생 원점수와 평균간 차이를 나타내는 표준점수가 역대 두 번째로 높을 만큼 어려웠던 것으로 확인됐고, 표준점수 최고점자 비율은 작년(0.04%)보다 크게 줄어 0.01%였습니다.

수학도 표준점수가 작년보다 10점 올랐습니다.

영어는 1등급 비율이 작년의 절반인 6%대에 그쳐 사교육 과열을 막고 도농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절대평가의 취지가 무색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비율은 2019학년도 5.3%, 2020학년도 7.4%, 2021학년도 12.7%.

2022학년도 6.3%로 해마다 널을 뛰고 있습니다.

작년 6명이었던 수능 만점자는 올해 단 1명으로 줄었습니다.

출제위원단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예년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고 강조했고, 교사들도 각 영역이 끝나고 나서 '작년 수능과 비슷하다'는 초기 반응을 보인 것과 전혀 다른 결과입니다.

2022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발표에 앞서 발언하는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사진=연합뉴스)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오늘(9일) 2022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하면서 "실제로 학생들이 체감상 어려움을 느꼈다면 그것 자체가 중요한 사실"이라며 "그런 점들을 감안하면서 앞으로 수능 출제에서 조금 더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강 원장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난이도에만 관련된 것은 아니다"라며 "예년과 동질이라고 볼 수 있는 문항들을 비교하면서 성취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런 분석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난이도 조절 실패로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수능이 작년 초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수험생 시기를 보낸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11월 중3, 고2 전체 학생의 약 3%를 표집으로 조사해 국어, 수학, 영어 학력을 평가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를 보면 학생들의 성적이 전년보다 모든 과목에서 떨어졌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학습 결손이 수능 성적에 반영됐을 가능성에 대해 강 원장은 "영향을 절대적으로 부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수능에서 그것이 아주 분명하게 드러났는가에 대해서는 더 분석해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능 국어영역, 수능 시험지 (사진=연합뉴스)

올해 수능은 국어, 수학영역에도 선택과목이 도입되고 인문·자연계열 학생들의 성적을 함께 산정하는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졌습니다.

그 결과 사회탐구·과학탐구 영역에서 꾸준히 제기된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을 것으로 입시업체들은 분석했습니다.

게다가 탐구영역을 제외하고는 국어·수학의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차이는 공개되지 않아 수험생들이 대입 전략을 세울 때나 대학에서 전형 기준을 마련할 때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종로학원은 "매년 수학 선택과목간 문제 발생이 불가피하며, 이는 난이도로 해결 불가능한 구조적 문제로 보인다"면서 "난도 급상승은 통합수능에 따른 선택과목간 학생들의 학력수준 측정이 정확하지 않은 것에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올해는 출제 오류 논란이 더해져 혼란을 가중하고 있습니다.

과학탐구 생명과학Ⅱ 응시생들은 20번 문제에 심각한 오류가 있어 정답이 없다면서 결정 처분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습니다.

법원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 당장 다음 날로 예정된 수능 성적 통지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출제 오류 논란은 1994년 수능이 시작된 이래 벗어나지 못한 문제입니다.

2004·2008·2010·2014·2015·2017학년도 수능에서도 출제 오류가 인정돼 복수정답이 인정되거나 '정답 없음'으로 처리된 문항이 있었습니다.

특히 2014학년도 세계지리 8번 문항의 경우, 거의 1년이 지난 시점에 난 판결에서 응시생들이 승소했고 평가원은 응시생들의 성적을 재산정해야 했습니다.

강 원장은 "논란의 여지가 생긴 것에 송구한 마음이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책임에서 미흡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집행정지 결과를) 예단하고 있지 않으며 대입 일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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