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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못 쓰게 해" 통제에도 한국어 배워 저항

<앵커>

미얀마 군부는 시위를 막으려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저항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미얀마 청년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김아영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자>

창가에 추모의 촛불이 피어오릅니다.

촛불의 빛이 칠흑 같은 밤에 더욱 또렷해질 무렵 시민들이 냄비를 두드리며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다른 공간, 각자의 집에서 간절하게 내는 목소리는 하나입니다.

[혁명을 이루자!]

양곤 시내에 거주하는 한 청년이 SBS에 보낸 영상인데, "두렵지 않다"는 걸, "끝까지 싸우고 있다"는 걸, 한국 국민에게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군사 쿠데타가 일어난 지 11달째, 그제(5일)뿐 아니라 군부의 알려지지 않은 차량 테러는 벌써 20번가량이나 반복됐다고 합니다.

[웨얀소/미얀마 다웨이주 시위대 : 차량으로 시위대를 밀어낸 것이 20번 정도입니다. (3월에는 차량에 밀려) 숨진 시민 머리에 총을 쏘기도 했습니다.]

군인으로 복무하다 시민의 편에 선린테아웅 씨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린테아웅/군장교 출신 시위대 : 이렇게 강도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군인들이었습니다. 사람이 동물도 아니고…. 이런 행동을 보니 같은 군인이었던 사람으로서 창피하고 할 말이 없습니다.]

시위를 막기 위한 군의 통제는 더 치밀해지고, 엄혹해지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거리에서 마스크조차 쓸 수 없습니다.

[미얀마 민주화시위 참가 직장인 : 코로나에도 마스크를 쓰지 못하게 하고 있어요. 시위 현장에서 (신원을) 확인하려고요.]

한 오토바이에 남자 2명이 같이 탈 수 없다는 황당한 지침까지 내려왔습니다.

2인 1조로 군인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저항의 불길은 절대 꺼지지 않을 거라고 잘라 말합니다.

[웨얀소/미얀마다웨이주 시위대 : 우리가 어떻게 될지 압니다. 죽을 수 있는 것도 알지만 우리가 선택한 길입니다.]

저항의 진원지가 된 많은 학교가 문을 닫았고, 군인들이 출입을 막기도 했습니다.

대신 온라인으로 한글을 배우는 학생들이 서서히 늘고 있습니다.

민주화운동으로 시민의 힘을 증명해 낸 한국에서 힘을 얻고 싶다는 겁니다.

자신들에게 내민 손을 놓지 말아 달라고 한국말로 부탁하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웨얀소/미얀마다웨이주 시위대 :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알고 있고, 우리는 한국처럼 민주화를 원해서 계속 싸울 겁니다.]

[지아/미얀마 유학생 (한국어 강좌 교사) : (학생들에게서) '우리 미래는 없는 것 같다' 이런 문자 많이 왔더라고요. 우리 지금 끝까지 싸울 것이고…. 계속 응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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