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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경항모 고비 넘겼더니 총장 교체?…'3연속 임기제'냐, '연정 라인'이냐

[취재파일] 경항모 고비 넘겼더니 총장 교체?…'3연속 임기제'냐, '연정 라인'이냐
▲ 지난 10월 해군 국정감사에서 선서하는 부석종 총장과 해군 지휘부

하반기 3성 이하 장성 인사가 마침내 이번 주 단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6일) 각 군은 국방장관에게 인사안을 보고했고, 오늘 청와대 인사위원회에서 이를 최종 승인하는 것으로 복수의 군 관계자는 확인했습니다. 발표는 오는 9일 전후가 유력합니다.

통상 10월에 하는 하반기 인사가 두 달 가까이 늦춰졌습니다. 장성 인사 두 달 지연의 원인은 해군참모총장 교체를 시원하게 결정하지 못한 데 있었다는 것이 군의 중론입니다. 드디어 해군참모총장 교체로 가닥이 잡혔고, 이에 따라 하반기 3성 이하 인사도 실시한다는 것입니다. 해군참모총장 인사는 국무회의 일정에 따라 3성 이하 인사 이후인 다음 주에 한다는데 이런 전례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미뤄지고 복잡해진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이슈는 "차기 해군참모총장은 누구냐"입니다. 후보는 2명으로 좁혀졌고, 하나같이 호남 출신입니다. 이른바 정권 말 '알박기' 인사를 한다는 비판이 나올까 봐 여당 대선 캠프에서도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는 전언입니다.

임기가 넉 달여 남은 부석종 현 참모총장이 경항모 예산 살리려고 애쓰는 동안 후보 측들은 차기 총장 자리를 놓고 쟁탈전을 벌였다는 점도 좀 걸립니다. 무엇보다, 후보들의 인품은 훌륭하다는데 경력상 도드라진 흠이 있어 누가 되든 논란이 불가피합니다.
 

목포의 '3연속 임기제'냐

국방부와 군 고위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꼽는 차기 총장 1순위는 김정수 해군참모차장입니다. 전남 목포 출신으로 부석종 현 총장보다 해군사관학교 1기수 후배인 41기입니다. 아무래도 고향이 목포이다 보니 해군의 박지원 라인으로 통합니다.

김정수 제독은 특이한 이력이 있습니다. 임기제 진급을 2번 연속한 것입니다. 임기제 진급은 해당 계급으로 진급하지 못할 대상자를 일정 임기를 정해 진급시키는 제도입니다. 임기 마치면 전역입니다. 하지만 김정수 제독은 이번 정부에서만 임기제 기획관리참모부장에 이어 임기제 참모차장으로 연속 진급했습니다.

3번 연속 임기제로 진급한 장군이 없지는 않지만 3번 연속 임기제 진급을 통해 참모총장에 오른 전례는 없습니다. 김정수 제독이 임기제 기획관리참모부장과 임기제 참모차장에 이어 2년 임기제의 참모총장 자리까지 내리 3번 임기제로 진급하면 목포라는 지역적 배경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함대사령관 경험이 없는 것도 취약점입니다.
 

여수의 '연정 라인'이냐

차기 총장 2순위 후보는 김현일 해군사관학교장입니다. 전남 여수 출신으로 해군사관학교 42기입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문정인 전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좌장인 이른바 연정(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라인의 군 대표 주자입니다. 당연히 연정 라인이 적극 지지합니다.

김정수 제독도 함대사령관을 역임한 적 없지만 김현일 제독은 함대사령관뿐 아니라 해군본부 부장 경험도 없습니다. 함대사령관, 본부 부장을 못한 이력이 큰 핸디캡입니다. 그럼에도 해군에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송영무 전 국방장관과 여수 출신 정치인들이 미는 것으로 알려져 경쟁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서욱 국방장관(광주), 박인호 공군참모총장(전북 김제)이 호남 출신이어서 해군참모총장에까지 호남 출신을 앉히기는 여러모로 껄끄럽습니다. 하지만 해군참모총장을 지금 교체한다면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그동안 편중 인사로 해군 3성 제독 4명 중 3명이 호남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경항모 삭감 파도 넘었더니 교체되나

해군 경향모 전투단의 항진 상상도

지금이 이번 정부에서 참모총장에 임명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여서 그런지 두 후보 측의 물밑 싸움이 치열하다고 합니다. 국방부 핵심 당국자는 "그 어느 때보다 후보들 관련 악성 제보가 많다", "경쟁이 볼썽사나울 정도로 심해서 인사 결심이 지체된 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차기 해군참모총장 자리를 놓고 쟁탈전이 벌어지는 와중에 해군의 숙원인 경항모 사업의 예산은 죽었다 살아났습니다. 국회 상임위에서 여야 합의로 삭감된 예산 되살리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부석종 참모총장은 경항모 추진 의지를 나 홀로 밀어붙여 경항모 사업 부활의 단초를 마련했습니다.

이런 연유로 내년 4월까지 부석종 참모총장의 법정 임기를 보장해서 경항모 사업의 안정적 출항을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이 군과 여당 대선 캠프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여당 대선 캠프의 안보 분야 관계자는 "정권 말기 4성 인사는 알박기 욕을 자초하는 모험"이라며 "게다가 임기가 남아있는 비호남 현재 총장을 흠결 있는 호남 출신으로 교체하는 모양새여서 썩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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