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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확진자 '신상 털기'까지…지역사회 과열 양상

오미크론 확진자 '신상 털기'까지…지역사회 과열 양상

유영규 기자

작성 2021.12.06 09:50 수정 2021.12.06 10:0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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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감염 목사 부부 관련 게시글 (사진=인천 지역 맘카페 게시판 캡처, 연합뉴스)

국내 첫 변이 오미크론 확진자인 40대 목사 부부를 향한 비난이 과도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인천 지역 한 맘카페에 따르면 지난 4일 게시판에 '목사 부부 결국 신상 다 털렸네요'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불법이기에 저는 (관련 내용을) 올리지 않는다"면서도 "신상까지 털린 마당에 인천에서 얼굴 못 들고 살겠다"고 적었습니다.

해당 게시글에는 목사인 A 씨 부부가 역학조사 때 거짓 진술을 한 바람에 지역에 오미크론 'n차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며 비난성 발언이 쏟아졌고, 이들의 신상정보 확인 방법을 묻는 댓글도 수십 개가 달렸습니다.

또 "신상이 털려도 할 말 없다"라거나 "자업자득"이라며 신상 공개를 옹호하는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이 밖에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A 씨 부부의 사진과 실명 등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A 씨 부부가 소속된 교회나 담임목사와 관련한 정보, 이들 자녀가 다니는 학교 이름까지 언급되는 등 비난의 화살은 주변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글들은 일반적인 비판 수준을 넘어 신상정보 유출이나 폭언 등 사이버 폭력 형태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천시 미추홀구에 사는 민 모(30) 씨는 "A 씨 부부의 거짓말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생각하면 화가 나는 것은 맞지만, 신상 털기 같은 마녀사냥은 잘못된 일인 것 같다"며 "왜곡된 정보가 퍼질 경우 또 다른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목사 부부의 행위가 도덕적 비판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그것이 법적인 테두리를 넘어서는 안 된다"며 "특정인의 신상정보를 무분별하게 퍼뜨리거나 이들을 직·간접적으로 위협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내 첫 오미크론 감염자인 40대 목사 A 씨 부부는 지난달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역학조사에서 "공항에서 방역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고 거짓 진술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들을 공항에서 자택으로 데려다준 지인 B 씨는 밀접 접촉자 분류에서 제외돼 격리조치되지 않았으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수일간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사람과 접촉해 변이 감염이 지역에서 확산하고 있습니다.

(사진=인천 지역 맘카페 게시판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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