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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디폴트 '카운트다운'…중국 당국 '경착륙 대비' 시사

헝다 디폴트 '카운트다운'…중국 당국 '경착륙 대비' 시사

유영규 기자

작성 2021.12.04 14:1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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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디폴트 카운트다운…중국 당국 경착륙 대비 시사
중국 2위 부동산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유동성 위기 상황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헝다가 자금 부족으로 채무를 못 갚을 수 있다면서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예고하고 나섰고, 중국 당국도 헝다 사건을 '개별 사건'으로 간주하면서 헝다의 디폴트 이후 시장 안정에 주력하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습니다.

헝다는 금요일인 3일 심야에 홍콩 증권거래소에 올린 '올빼미 공시'를 통해 기습적으로 디폴트 위기 상황을 공개했습니다.

헝다는 2억6천만 달러(한화 약 3천75억 원)의 채무 보증 의무를 이행하라는 요구를 받았지만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발표된 내용에 비춰보면 이 채무는 헝다 관계사인 홍콩의 쥐샹(鉅祥·Jumbo Fortune)이 발행한 달러 채권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쥐샹은 지난 10월 만기가 도래한 2억6천만 달러 규모 채권을 상환하지 못했는데, 헝다는 이 채권에 보증을 섰습니다.

지난 10월 당시 헝다가 해당 채권자들과 개별 협상을 통해 상환 기간을 내년 1월까지 3개월 연장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바 있었습니다.

헝다가 이번 공시를 통해 언급한 채무가 이것이 맞는다면 해당 채권자들이 즉시 채무 상환 요구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만일 헝다가 실제로 이 채무를 갚지 못하면 공식 디폴트가 선언되고 이는 다시 대규모 연쇄 디폴트 사태로 이어지게 됩니다.

현재 만기가 남은 헝다의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 3천600만 달러(약 22조7천억 원)에 이릅니다.

달러채 연쇄 디폴트 사태가 시작되면 헝다는 더는 스스로 유동성 위기를 통제할 수 없게 됩니다.

달러 채권 문제는 전체 헝다 사태에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헝다 유동성 위기에서 달러 채권 문제가 특히 부각되는 것은 그나마 이 문제에 관한 동향이 가장 투명하게 시장에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헝다의 총부채는 1조 9천665억 위안(약 365조 원)에 이릅니다.

헝다의 부채는 중국 내 은행 등 금융권, 위안화 채권, 그림자 금융 상품, 달러 채권 등에 걸쳐 있습니다.

이 밖에도 헝다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한 대형 시공사들과 자재 공급업체, 건설 현장의 농민공에 이르기까지 헝다에 돈을 떼인 이들이 허다합니다.

중국 당국도 간밤에 긴박하게 움직였습니다.

헝다 사태의 일차적 관리 책임을 맡은 광둥성 정부는 전날 쉬자인(許家印) 회장을 긴급 소환해 면담하고 '헝다의 요청'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실무팀을 헝다에 상주시키며 직접적인 위기 관리에 나섰습니다.

헝다가 당국의 지원 속에서 대형 자산 매각에 성공하면서 디폴트를 극적으로 모면할 가능성도 아직은 존재합니다.

당장 헝다는 6일까지 또 총 8천249만 달러(약 976억 원)의 달러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면 공식 디폴트를 내게 됩니다.

또 이달 28일에는 2억4천300만 달러(약 2천875억 원)의 달러채 이자를, 내년 1월 중에는 달러 채권 총 7건의 이자 4억1천500만 달러(약 4천909억 원)를 각각 갚아야 합니다.

헝다의 디폴트가 공식화되면 자산을 강제 환수하려는 채권인의 신청으로 법정 파산 절차가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파산은 남은 자산을 모두 처분해 채권자에게 나눠준 뒤 해당 법인을 없애는 파산 청산 절차와 채무조정 및 추가 투자를 통한 파산 구조조정으로 크게 나뉘며, 회사의 존속 가치가 크다고 판단되면 청산 대신 구조조정 절차를 밟게 됩니다.

업계에서는 파산을 통해 세 개 회사로 쪼개진 하이난항공(HNA)그룹의 파산 구조조정이 헝다에 선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합니다.

중국 당국도 헝다의 경착륙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핵심 금융당국인 인민은행,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미리 대비를 한 듯 전날 밤 일제히 발표한 성명에서 헝다 사태를 '개별 사건'으로 규정하면서, 중국의 경제 안정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놓았습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심야에 발표한 성명에서 "단기적인 부동산 기업의 위험이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정상적 융자 기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도 헝다의 전체 채무 중 금융권 부채가 3분의 1가량에 그치고 구조적으로도 분산되어 있다면서 금융권의 정상적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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