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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묶고 6시간 집단폭행…"출동한 경찰 수색 못 해"

<앵커>

10대 여학생들이 몽골 출신 또래 여학생의 손발을 묶고 6시간에 걸쳐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피해 학생은 당시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까지 왔었지만 폭행을 막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홍승연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이마에 국적을 비하하는 욕설이 적힌 여학생에게 무자비한 주먹질이 쏟아집니다.

[XXX. 벌레 같은 X이.]

머리에 속옷을 뒤집어씌운 채 도망가지 못하게 손발까지 묶었습니다.

지난 7월 경남 양산의 한 가정집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선배 여중생 4명이 몽골인 여중생 A 양을 무려 6시간에 걸쳐 집단폭행한 것입니다.

[피해자 A 양 : 이렇게 맞을 바에는 그냥 지금 이 순간에서 그냥 죽는 게 나을 정도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A 양의 이모가 자신들을 버릇없이 군다며 심하게 훈계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가해자들이 찍은 폭행 영상은 2주 전 학교에까지 퍼졌습니다.

A 양은 극도의 수치심과 트라우마로 등교도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A 양 : 저는 몰랐어요. 영상이 그렇게 유포된지. 근데 2학년 오빠들이 와서 영상이 유포됐다고, 내가 네 영상 봤다면서….]

폭행을 막을 기회는 있었습니다.

폭행 직전 A 양의 어머니가 가출한 딸이 있을 것 같다며 문제의 가정집에 경찰과 같이 온 것입니다.

하지만 가해 학생들은 A 양을 베란다에 숨겨둔 채 시치미를 뗐고, 경찰은 방만 확인하고 돌아갔습니다.

베란다에 갇힌 A 양은 보복이 두려워 소리치지도 못했고, 경찰이 가고 난 뒤 무자비한 폭행이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가출 신고는 강제수색권이 없어 곳곳을 찾아보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압수수색영장 없이 집을 마음대로 수색할 권한이 없거든요. (범죄라는) 명백한 증거라든지 이런 게 있어야….]

지난달 가해 학생 중 2명은 집단폭행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지만, 다른 2명은 만 14살이 안 된 촉법소년이라 형사 처벌을 면하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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