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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비서 채용한다더니 외모 평가…또 불거진 회장님의 여성 편력 (풀영상)

<앵커>

[야 근데 200만 원 받으면 그때부터 연락이 될 것 같지? 어떤 여자는 돈 주지 말고 상품권을 주라는데 생일에 어떻게 해야 해? 근데 이 X은 주면 받을 것 같아 그렇지?]

지금 들으신 것은,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막냇동생이자 지금은 한 투자회사 대표인 이재환 회장의 목소리입니다. 이 회장은 3년 전 성희롱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과문을 내기도 했었는데, 저희가 취재해봤더니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비서를 뽑는다는 명목 아래 노골적이고 지속적으로 성희롱이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어제(29일)에 이어 오늘도 이재환 회장 둘러싼 의혹 지금부터 집중적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조윤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4월, 20대 여성 A 씨는 지인 소개로 이재환 회장과 저녁식사 면담 자리를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비서를 소개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합니다.

[A 씨/음성 대역 : 비서를 구한대요. 좀 소개를 해달래요. 사실 CJ(일가)라고 하면 누가 안 한다고 하겠어요. 그런데 (이재환 회장이) 자꾸 '품질'이 좋으냐는 거예요.]

찜찜한 생각이 들었지만 좋은 채용 기회라고 생각에 A 씨는 지인들을 데리고 나갔습니다.

하지만 일 관련 질문은 없었습니다.

[A 씨/음성 대역 : 외적인 평가만 했었어요. 키 얘기나 몸무게. 말랐다, 뚱뚱하다 이런 얘기들이요.]

또 다른 비서 채용 면접 자리에 나갔던 사람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면접 자리 동석자/음성 대역 : 아주 해괴한 자리였어요. '야, 너 머리 좀 뒤로 해봐. 그게 낫겠다', '너는 이렇게 입는 게 좋을 것 같아'라고….]

역시 업무와 무관한 질문들이 쏟아졌고, 지원자들은 다들 당황했다고 합니다.

[면접 자리 동석자/음성 대역 : '남자친구랑 몇 년 됐어?', '집과 또 주로 어디서 만나?' 이렇게요. 업무와는 전혀 동떨어진 얘기만 하더라고요. 그 자리에 있던 여성들은 당황하고.]

비서 채용 면접에서처럼 평소 여성을 대하는 이 회장의 태도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SBS는 이 회장의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를 확보했습니다.

이 회장은 지인에게 대뜸 여성의 사진을 보낸 뒤, '공수할 생각'이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여성 사진을 보낸 뒤에는 키스하고 놀면 된다고 말하는가 하면, 한 여성을 에이스라 칭하며 용돈을 주겠으니 찾아오라고 독촉하기도 합니다.

여성 사진을 비교하며 성희롱 발언도 서슴지 않는데, 이들 중 일부는 비서 채용 면접을 봤던 여성들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이승진, CG : 김정은·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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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환 회장은 두 달 전까지 그룹 계열사인 CJ파워캐스트 회장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 회장이 무엇인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을 하면 그 뒷수습을 하는 데 회사 직원들이 나섰고, 계열사까지 나서서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계속해서, 전병남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이재환 회장이 비서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보고 싶다", "자신을 보살펴달라"는 등, 업무와 관련 없는 문자를 지속적으로 보냅니다.

지방에 함께 가자는 제안도 여러 차례 했습니다.

공적인 업무 관계를 넘어서는 대화는 계속됩니다.

[이재환 회장 : 어, 어저께 잘 잤어? 못 잤지? 어저께 못 잤지? 깊이 못 잤지? 봐, 내가 딱 알잖아. 벌써.]

심지어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으면 다른 비서를 뽑겠다는 취지의 이야기까지 합니다.

결국 문제 제기가 있었던 듯 인사팀 직원이 수습에 나섭니다.

[CJ파워캐스트 관계자 : ○○○님과 면담해봤는데요, 우선은 조금 본인이 불안해하는 상태이기도 하고. 부회장님께서 연락을 많이 안 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재환 회장 : 연락 안 했는데. 왜 연락했대 내가?]

[CJ파워캐스트 관계자 : 네. 오히려 그게 나중에 리스크가 있을 것 같아서요.]

[이재환 회장 : 내가 연락했대요? 자기한테?]

[CJ파워캐스트 관계자 : 아까 아침에도 그렇고. 최대한 본인 케어는 제가 좀 진행하겠습니다. 대신 연락만 조금 자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가수 출신 연예인 A 씨와 이 회장이 주고받은 메시지입니다.

A 씨가 이 회장에게 무엇을 하냐고 묻자, 'A 씨 생각'을 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한 CJ 계열사 대표는 A 씨와 관련해 이 회장과 이런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A 씨가 음반 유통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음악사업본부에 협조를 요청해 잘 챙겨주기로 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이 회장은 "감사하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A 씨는 CJ 계열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했습니다.

이 회장이 여성들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내부 직원뿐만 아니라 계열사까지 나선 것입니다.

[류문호/변호사 : 여러 방송에 포함되는 포괄적인 활동들을 공식적인 절차가 아닌 비정상적인 절차를 통해서 하도록 압박을 가했다면 충분히 업무를 방해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계열사 대표는 도움을 준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CJ 계열사 대표 : 저는 이재환님한테 보고할 라인도 아니고요. (도움 준 적) 없으니까 (카톡 메시지가) 있으면 저에게 보내주세요.]

이 회장도 "연예인 A 씨를 도와준 적은 없고, 활용 가치가 있으니 한번 연락해보라고 임원에게 말한 적은 있다"고 했습니다.

또 "CJ파워캐스트 직원을 시켜 여비서 문제를 해결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원형희, CG : 엄소민·강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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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조윤하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이재환 해명은?

[조윤하 기자 : 일단 이 회장은 지인들에게 여성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낸 것은 모두 인정을 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의도였다는 것이 공식 답변이고요, 성희롱성 발언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여성들에 대해 언급한 여러 카톡 대화 내용들을 저희가 입수해서 봤는데요, 정말 방송에 내보낼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부적절한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이 회장이 이야기했던 좋은 의도로 볼 수 있는 사진이나 영상이 거의 없었던 것입니다.]

Q. 왜 일찍 못 알렸나?

[조윤하 기자 : 앞서 보셨듯이 여성들은 비서 채용을 위한 자리인 줄 알고 이 회장이 있는 자리로 나갑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 간 뒤에야 정식 면접장도 아니고 면접을 위한 질문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 제기가 어려웠던 것은 이 회장이 다른 사람도 아닌 상당한 힘을 가진 재벌가였던 점이 작용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대부분이 사회초년생이다 보니까 취업 길이 막힐까 하는 걱정에 문제 제기하는 것을 망설인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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