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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사생활 엿본다?…마루 벽 '월패드' 해킹됐나

<앵커>

요즘 아파트 내부에 월패드라는 게 많이 설치돼있습니다. 밖에 누가 왔는지 확인할 수 있고 보일러 같은 집안 기기들을 원격 작동시키는 기능도 있는데, 이런 아파트 월패드 시스템이 해킹되면서 그 카메라를 통해 가정집 내부 영상들이 대량으로 유출된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박재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 외국 웹사이트에 해커가 올린 영상입니다.

남성이 커튼을 묶거나 창문을 여닫는 모습, 새벽 시간 여성이 집 안에서 무언가를 안고 이동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모두 아파트 내부 영상입니다.

어떻게 찍힌 걸까.

창문에 비친 걸 자세히 보니 아파트 월패드가 눈에 들어옵니다.

집 안에 있는 사람 모르게 월패드에 있는 카메라가 작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해커는 한국 아파트 내부 영상을 여러 개 갖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출 내용이 처음 올라온 홍콩 웹사이트를 찾아봤습니다.

한국 아파트 영상과 사진이 17만 건 유출됐다는 글과 함께 아파트 내부 사진들이 올라와 있는데, 유심히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한글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해커는 자신에게 접촉한 사람들에게 내부 영상이 찍힌 아파트 명단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지역과 이름 옆에 IP 주소가 적혀 있는데 700여 개나 됩니다.

하나씩 확인해 봤더니, 실제 해당 아파트 관리 사이트와 연결됩니다.

해당 아파트 주민은 불안감을 호소합니다.

[해킹 추정 아파트 주민 : (월패드에) 내부 카메라라고 해서 세대 간 화상으로 통화를 할 수가 있어요. 지금은 (카메라를) 포스트잇으로 막아놨고요. 별다른 방법은 아직 못 들었어요.]

이 해커와 접촉해 본 전문가는 "해커가 영상 제공을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취재진이 메일을 보냈지만 해커는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찰은 명단에 오른 아파트를 직접 찾아가 영상과 사진이 유출된 게 맞는지 해킹 피해에 대한 합동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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