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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동물 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은 얼마나 될까?

[마부작침] 동물 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은 얼마나 될까?

안혜민 기자

작성 2021.11.30 14:36 수정 2021.11.30 14:3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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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작침] 동물 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은 얼마나 될까?
CASE 1
토끼는 성격이 예민해 금방 죽는다. 고양이는 성격이 까탈스러워 순순히 응하질 않았다. 다행히 개는 사람을 잘 따르고 소화기관이 사람과 닮아 있어 적합했다. 우선 개의 턱에 구멍을 냈다. 그리고 그 구멍에 호스를 끼워 넣었고, 비커를 연결해 타액을 측정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그리곤 먹이를 주었다. 먹이를 줄 때마다 종을 울렸고, 먹이를 앞에 둔 개의 입에선 침이 흘러나왔다. 나중에는 먹이를 주지 않고 종만 울려도 침을 흘렸다.

CASE 2
모스크바를 정처 없이 떠돌던 개 한 마리가 있었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았지만 매우 영리했고, 연구원들을 잘 따랐다. 그 덕으로 이 개는 우주에 올라갈 최초의 개 후보로 결정됐다. 이 개의 이름은 라이카. 1957년 11월 3일, 라이카는 스푸트니크 2호에 실려 우주로 쏘아졌다. 라이카는 잘 돌아왔을까? 안타깝게도 스푸트니크 2호는 귀환할 수 없었다. 당시 기술이 없었으니까. 라이카의 7일 차 식량에는 안락사를 위한 독약이 들어있었다.

오늘 마부뉴스는 두 개의 이야기로 열어봤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우리에게 파블로프의 개 실험으로 잘 알려진 그 실험입니다. 개에게 먹이를 주면서 종을 울리는 명랑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살아있는 개의 턱에 구멍을 낸 잔혹한 실험이었죠. 이 실험에 희생된 개는 모두 700마리였습니다. 두 번째는 우주견 라이카 이야기입니다. 당시 라이카는 7일 차의 식량을 먹고 죽지 못했어요. 발사 7시간 만에 엄청난 굉음과 고열로 인한 스트레스로 쇼크사를 했거든요.

교과서에서 배웠던 실험과 사건 뒤에는 이렇게 숨겨진 동물들의 희생이 있었습니다. 그 죽음은 현재까지도 진행형이죠. 오늘 마부뉴스에서는 동물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레터가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겁니다.

동물 실험으로 희생되는 동물은 얼마나 될까?

작년 실험동물만 400만 마리


2020년 한 해에 우리나라에서 실험에 동원된 동물들의 규모는 어느 정도 일까요? 우리나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는 동물실험윤리위원회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동물보호법에 따라 매년 실태조사를 공표하고 있는데, 자료를 보면 작년에만 실험에 사용된 동물이 414만 1,433마리입니다. 2008년 데이터와 비교해보면, 이 때의 실험동물이 모두 76만 마리인데 12년 만에 5.4배나 증가한 거죠.

게다가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서 2019년으로 넘어갈 때를 제외하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거든요. 특히 일반 기업체에서 사용하는 실험동물이 매년 증가하고 있죠. 2014년 일반 기업체 한 곳이 1년에 평균 7,849마리를 사용했는데, 2020년엔 그 수치가 11,776마리로 늘어났습니다. 종 별로 따지면 설치류(쥐, 햄스터 등)가 가장 많습니다. 2020년엔 전체의 84.8%나 차지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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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해야 할 건 고통 등급 E 실험에 사용되는 실험동물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선 동물실험을 고통 등급별로 분류해서 파악하고 있어요. 스트레스나 고통을 거의 주지 않은 A등급부터 가장 심한 E등급까지로 분류하는데, 특히 E등급의 경우에는 마취제와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는 실험이죠. 그런데 이 E등급 실험이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3년엔 E등급의 비율이 4마리 중 1마리 꼴이었다면 2020년엔 전체의 42.4%에 해당할 정도로 확 늘어났어요.

유럽의 데이터는 우리나라의 상황과는 반대의 상황입니다. EU는 고통 정도를 총 4단계로 구분하는데 2017년 기준으로 Mild(단기적 통증, 동물 생활에 심각한 손상이 없는 실험)의 비율이 50.8%나 되거든요. 우리나라 기준으로 치면 B에서 C등급 정도인 건데 우리나라는 B, C 합쳐서 26.1%밖에 되질 않습니다. 가장 고통이 심한 Severe 등급은 전체의 10.7%에 불과하죠.

규제시험에만 43.4%의 동물들이 사용된다


한 해에만 400만 마리가 넘는 실험동물들은 과연 어떤 실험들에 많이 사용되는 걸까요? 바로 의약품입니다. 실험동물 절반 정도는 의약품 관련 실험에 이용됐어요. 의약품을 제작하려면 법적인 요구사항들을 세세하게 통과해야 하는데, 그 규제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선 동물실험이 필수적이거든요. 전체 414만 1,433마리 중에 규제 시험에만 179만 마리의 동물들이 동원됐습니다. 전체의 43.4%에 해당되는 수치죠.

규제 시험은 백신과 같은 물품을 판매하기 전에 안전성과 유효성을 점검하기 위한 시험들을 말합니다. 의약품의 효과를 파악하기 위한 테스트에 동물들이 많이 사용되는 거죠. 안전성 확보를 위해선 어찌 보면 불가피한 실험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법 시스템을 위한, 말 그대로 형식적으로 해야 하는 실험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형식적인 실험에 동원되는 동물 실험을 지적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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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극명합니다. 2017년 기준으로 유럽에서는 법적 규제 시험에 동원되는 동물은 23%에 불과하고 기초연구 분야에 가장 많은 45%의 동물들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거의 정 반대죠. 우리나라는 규제 시험에 가장 많은 43.4%의 실험동물들이 쓰이고 기초연구 분야에는 31.3%가 사용되고 있으니까요. 위의 그래프를 보면 그 차이가 실감날겁니다.

랄프를 구해줘


의약품 뿐만 아니라 화장품 제작에도 동물실험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G393z8s8nFY)부터 우선 보고 시작해볼게요. 4분도 되지 않은 짧은 영상이니까 금방 볼 수 있습니다. 제목은 <Save Ralph>. 올해 4월 6일에 공개된 영환데, 영화의 주인공은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토끼 랄프입니다. 영화에서 랄프는 화장품 동물실험에 동원되면서 눈을 잃고 청각을 잃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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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유튜브 조회수는 무려 1,368만 뷰 입니다. 스페인의 한 미디어 채널이 이 영상을 올렸는데 그 조회수는 4,200만 뷰(!)를 기록할 정도로 엄청나게 바이럴이 됐어요.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화장품 동물 실험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였고 SNS에서 #SaveRalph 캠페인이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캠페인으로 멕시코에서만 130만 명이 넘는 청원이 몰렸고, 그 영향으로 멕시코는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법안을 통과시킵니다. 북미에서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한 국가는 멕시코가 최초입니다.

멕시코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국가는 40여 개입니다. 그 안에 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죠. 2016년 화장품 분야 동물실험 금지 법안이 통과되면서 2017년 2월부터는 아예 원천적으로 금지 됐거든요. 그런데 실태조사 데이터를 보면 여전히 화장품 관련 법률에 따른 시험에 사용되는 동물이 1,000마리 이상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법에 예외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외선 차단제 같은 기능성 제품에 대해서는 여전히 동물실험을 허용하고 있어요. 게다가 수출국이 요구하는 경우에는 동물실험이 가능하죠. 특히 중국은 수입 화장품 동물실험 의무화 조항이 있어서 중국에 팔기 위해선 동물실험을 해야 합니다. 다행히 올해 5월부터 중국이 이 의무화 조항을 폐지했어요. 하지만 의료기기나 의약외품으로 분류된 상품들, 이를테면 치약이나 탐폰, 콘돔, 생리 컵, 데오도란트 같은 상품은 화장품으로 잡혀있지 않아서 이 상품을 위한 동물실험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의약품에서도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다?


동물실험을 아예 없애기 위한 노력도 늘어나고 있어요. 혹시 영국에 있는 생어 연구소라고 알고 있나요? 생어 연구소는 과거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서 인간의 DNA 3분의 1을 해독할 정도로 세계 최고의 생명공학 연구소로 유명한 곳입니다. 세계 최고의 동물실험실도 가지고 있는 연구소에서 2022년까지 실험동물 시설을 폐쇄하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대체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면 동물을 굳이 실험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인 거죠.

피부 자극 실험을 예를 들어볼까요? 지금은 토끼 같은 실험동물의 살가죽을 벗겨내서 그 피부 위에 자극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배양 세포를 이용하면 굳이 동물을 가혹하게 고통에 노출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아예 인간의 미니 장기를 만들어서 실제 의약품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실험하는 방식도 폭넓게 연구되고 있습니다. 동물 실험은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 하는 실험이니만큼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거든요. 실제로 논문들을 보면 동물 실험의 정확도를 43.5%에서 66.7% 정도로 제시하고 있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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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까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세포 배양만으로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하는 일을 모두 다 확인할 순 없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거든요. 살아있는 동물을 직접 확인해야 예상치 못한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죠. 오늘 마부뉴스가 준비한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과연 우리가 사용하는 기능성 화장품이나 샴푸, 치약, 데오도란드 같은 의약외품에 동물 실험은 과연 필수적인 걸까요? 화학물질이 들어간 만큼 엄밀한 테스트가 필요한 건지, 아니면 대체 실험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건지 여러분들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짧은 투표이니만큼 많이 참여해주고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 (*본 기사는 마부작침 뉴스레터를 편집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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