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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근로 실태조사 해보니…휴식 · 건강진단 '미흡'

<앵커>

밤에 물건을 주문해도 몇 시간 뒤 새벽이면 도착할 만큼 배송 속도에 경쟁이 붙으면서 배달 관련 야간 근로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정부가 야간노동 실태를 처음으로 조사해 봤더니, 건강검진을 빼먹거나 쉬는 시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전형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 후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숨진 고 장덕준 씨.

16개월 동안 새벽 4시까지 야간에 일하고, 숨지기 직전 일주일은 62시간을 일한 사실이 드러나 산업재해로 인정됐습니다.

속도 경쟁에 야간 근로가 늘며 부작용이 커지자, 정부가 유통업, 운수창고업 등 사업장 51곳을 대상으로 첫 실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월 60시간 이상 야간에 일하는 경우 특수건강진단이 의무화돼 있는데, 17곳에서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일용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검진을 많이 빼먹었습니다.

3곳은 휴게시설이 아예 없었고, 4곳은 쉬는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습니다.

[물류센터 노동자 : 7시간을 집중하는 거잖아요. 쉬지 않고. 중간 중간에 좀 쉬면 팔이 쉴 수가 있어야 하는데, 어깨 부담이 되니까.]

야간 근로 연장수당을 지급하지 않거나, 주52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한 경우도 적발됐습니다.

문제는 노동자들이 벌이가 부족해 야간근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조사 대상 노동자의 열에 넷은 8시간 이상 야간에 일하고 있었는데, 56%가 수당 등 경제적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근로감독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됩니다.

[이희종/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정책실장 : 0시부터 4시까지는 일정 정도 물류센터 배송업무를 멈추고 노동자에게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국회에서는 2급 발암물질로 지정될 정도로 야간노동이 건강을 해치기 때문에, 무점포 판매업을 대상으로 새벽시간 영업을 제한하자는 논의도 진행 중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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